전직 여권 인사가 7일 방송에 나와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해 "함장이 장병들을 수장시켰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상호 전 부대변인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표현한 것" 해명
이에 대해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민주당의 당론인지 확인하기 위해 당사를 방문할 것"이라며 "사건의 주체는 북한인데 왜 북한에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같은 편이자 피해자인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최원일 함장이 부하 수장"
해당 발언은 이날 오후 채널A의 '뉴스톱10' 방송에서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천안함 생존자를 만났다는 소식을 다루는 과정에서 법무법인 파랑의 조상호 대표 변호사가 최 전 함장을 언급한 것이다. 조 변호사는 지난해 5~8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상근부대변인으로 근무했다.
조 변호사는 "최원일 함장이라는 예비역 대령인데, 그분은 승진했다"라며 "그분은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왜냐하면, 그때 당시에 생때같은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시켜놓고 제대로 된 책임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의 돌발성 발언에 김종석 앵커와 함께 방송에 출연한 이들은 "아, 잠시만요", "위험한 발언이다" 등 제지를 했으나 조 변호사는 "아니다. 함장이니까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조 변호사는 "자기는 살아남았잖느냐"라고 말했다. 다른 출연자가 "본인이 수장시킨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으나 조 변호사는 재차 "아니죠. 그 당시 작전 중이었다. 심지어 한미 연합훈련 작전 중이었는데, 자기가 폭침당하는지도 몰랐다는 것은 지휘관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표현으로 수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원일 "與 항의방문 할 것"
이날 오후 최 전 함장은 백령도 연화리에 있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조 변호사의 발언을 접했다고 한다. 백령도로 들어가는 배 안에서 중앙일보와 통화한 최 전 함장은 '민주당의 당론인지 확인하기 위해 당사를 방문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 전 함장은 "정확하게 피격 사건을 공부하고, 가해자가 누구인지 확인을 하고 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전 함장은 "자기 생각을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한다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과 모욕이라고 생각한다"며 "46 용사들을 내가 수장시켰다는데, 정말 그렇다면 내가 무슨 낯으로 (백령도 위령탑에) 갈 수 있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최 전 함장은 "지휘관으로서 무한책임은 있지만, 사건의 주체는 북한인데 왜 북한에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같은 편인 피해자인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최 전 함장은 "북한을 돕고, 국론을 분열하는 언사"라며 "더불어민주당의 당론인지 분명히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