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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고딛고 5년만에 개인전 갖는 서양화가 임직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중진 서양화가 임직순씨(68)가 오랜 병고를 이겨내고 5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1일부터 10일까지 현대화랑.
그는 이번 전시회에 지난 86년 경기도 장호원에 칩거한 이후 제작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또 54년이후 그의 주요 작품 93점을 담은 첫 화집도 발간했다.
『그동안 늘 새로워지려고 애써왔지만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관람객들이 평가하겠지요.』 본인은 끝까지 겸손해하지만 이번 출품 작들은 예전에 비해 한결 단순화된 세련미를 보여준다.
현란한 원색의 색조도 훨씬 절제되고 가라앉은 느낌을 준다. 노송 두그루와 먼 산등성이가 보이는 대작 『소나무가 있는 풍경』 (89년작) 등은 여백을 크게 살린 새로운 조형 세계를 펼쳐 보인다.
임화백은 지난 87년 심장병으로 쓰러져 한때 사경을 헤매다가 1년여의 끈질긴 투병끝에 다시 일어섰다. 이같은 오랜 투병과 연륜, 그리고 전원 생활은 그의 작품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것 같다.
『예전에는 현장 주의 작엄을 고집해 왔었으나 아프고 난 뒤에는 힘이 들어 현장에선 스케치만 해와 작업실에서 채색을 합니다.』
남달리 부지런하고 정열적이던 임화백은 요즘 하루에 5시간정도 밖에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고 아쉬워한다.
임화백은 줄곧 풍경과 꽃과 여자를 그려왔다.
『꽃과 여자를 그리다보면 어느덧 형태를 뗘나 정열과 고뇌와 사랑으로 다가온다』고 그는말한다.
임화백의 그림들을 보면 언제나 정겹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사물과 자연은 그의 색채와 조형으로 그렇게 환원된다.
그러나 『그 그림속에서 다시 자연이 살아나야 제대로 된 그림』이라며 작가는 더욱 의욕을 보인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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