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치는 조선음식" 日총독부도 말했다···러 입수영상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해 6일 JTBC를 통해 공개된 조선총독부의 조선 문화 다큐영화. 식칼을 소개하며 ″김치, 즉 '조선음식'을 썰고 있다″고 언급한다. [JTBC 캡처]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해 6일 JTBC를 통해 공개된 조선총독부의 조선 문화 다큐영화. 식칼을 소개하며 ″김치, 즉 '조선음식'을 썰고 있다″고 언급한다. [JTBC 캡처]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놓고 한국·중국·일본 간 '기원 논쟁'이 이어져 온 가운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도 "김치는 조선음식"이라고 인식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6일 JTBC '뉴스룸'은 조선총독부가 1940년대 제작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단편 문화 영화 '온돌'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본에 알릴만한 조선의 문화를 소개해주기 위해 만든 것인데, 온돌 편에서 김치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 2019년 5월 러시아 국방 아카이브 고스필모폰드에서 발굴한 것이다. 총 448개의 옛날 필름을 입수했는데, 416번째 필름에서 '온돌' 편이 나왔다. 이 '온돌' 편에는 집을 지으며 온돌을 놓는 것을 비롯해 지신제, 고무줄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연 놀이 등 조선의 다양한 생활상이 담겨있다.

총독부는 온돌을 소개하며 "온돌의 너비는 1간, 2간으로 센다. 1간은 약 1평"이라고 한다. 또 전통놀이인 제기를 소개할 땐 "장소가 상관없는 운동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한다. 김치에 대한 내용은 주방 문화 중 '식칼'을 소개하며 나온다.

총독부는 식칼을 소개하며 "김치, 즉 '조선 음식'을 썰고 있는 칼은 그 말도 위엄있는 식칼이라 부른다"고 김치를 조선의 음식으로 언급한다. 그 뒤엔 밥에 송송 썬 김치를 올린 '김치덮밥'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자료원은 이 필름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이 일본 정부로부터 빼앗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상자료원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 역사나 문화를 왜곡하거나 변조하려는 경향들이 보이기 때문에 이런 영상들을 저희가 꼭 발굴해서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