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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고졸 탈실업 작전|사무직 고집말고 기능직 눈돌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내년봄 고교 졸업 예정자는76만 7천명이고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 입학 정원은 34만 5천명.
숫자상으로 42만명이 고스란히 우리 사회가 수용해야 할 인력이다.
여기에 계속 적체되어가는 재수생까지 고려하면 대졸 실업에 가려있지만 고졸 실업문제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고졸자 실업률은 3·3%로 대졸자 (5·4%)보다는 낮으나 전체 실업률 2·4%를 상당히 웃돌고 있다.
특히 인문계 고졸자는 45%만 진학(4년제 26%, 전문대등 19%)하고 10%는 취업, 나머지 45%는 예비 실업자로 사회에 배출돼 심각한 문제다.
인문계 출신은 고학력 선호에 사로 잡힌 부모들이 본인보다 더 대학 진학을 고집해 실업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학생의 경우는 재수 명목으로 군입대까지 2년을 허송 세월하기 일쑤다.
이로 인해 당국에서는 권장하고 있으나 인문계 고교내 취업 반편성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남자 인문계고교 가운데 취업반이 편성된 곳은 1곳도 없으며 인문계 여고중 수도여고·무학여고등 10개 학교에만 55학급이 편성돼 주산·타자등 취업 실무를 가르치고 있는 정도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실무 능력이 떨어지고 기대 심리는 높은 인문계 고교 출신의 채용을 꺼려 악순환이 되고 있다.
노동부 정필웅 고용 관리과장은 『대학 진학이 되더라도 비인기학과 등을 나오면 또다시 진로 문제에 부닥치는 만큼 부모나 학교가 빠른 판단을 내려 주어야 할 것』이라며 『최근 노조의 성장과 일선 기술 인력 부족 현상으로 임금등에 있어 기능인 우대 풍토가 조성되어 있는 만큼 고졸자들은 한가지 기능을 갖추도록 권한다』고 말했다.
고졸자들의 취업 전략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무 기능을 구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인문계 분야를 고집한다면 학원등에서 경리·회계를 익혀 취업에 도전할수 있다. 공인중개사등 각종 자격증도 대부분 고졸자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으므로 전문인이 될수도 있다.
인문계 출신은 흔히 행정·사무직만 선호하다 취업 기회를 놓치므로 비교적 인력 수요가 있는 판매·영업·서비스직에 도전해 자기 능력 발휘를 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다 확실한 취업의 길은 전자·전기·컴퓨터·기계 설계등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산업현장에 있어서는 이제 기능직이 사무직보다 임금을 더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차별 의식은 떨쳐 버릴때가 됐다. 성실도에 따라서는 기능직도 부장 이상으로 진급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기술을 익히려면 국고 부담으로 훈련시키는 한국 직업훈련 관리공단(715-3213)산하 중앙·성남· 인천· 대구등 34개 직업 훈련원을 찾아가면 된다.
기능사 2급 목표의 1년 과정과 기능사 1급 목표의2, 3년 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취업률은 1백%에 가깝다. 현재 훈련생의 60%가 고졸자 (인문계)이며 입학 시기는 3월이다. 1년 과정을 마쳐도 월 30만원 이상의 임금이 보장된다.
훈련 직종은 첨단분야인 전산응용기계(캐드캠)· 금형 공구에서부터 전자·기계가공·배관·산업기계정비·염색·인쇄·금은세공·공예·도자기 공예·자동차·농기계 정비등 50종에 이르고 있다.
취업 알선을 받으려면 전국 42개의 노동부 지방 사무소 직업 안정과나 YWCA·경영자 총협회·주부 클럽 연합회·재향 군인회·한국 수출 산업공단·장애자 재활협회등 공익단체의 무료 직업 안내소(85곳)를 찾아가면 된다.
국립 중앙 직업 안정소 (679-0812) 에서 매주 발행하는 광역 취업정보지와 노동부 사무소에서 만드는 생활권 취업정보지도 도움이 된다.
노동부의 32개 지방사무소에 개설된 「구인 자동 응답전화」도 이용할만하다 (서울 676-1919, 부산 462-1919, 대구 753-1919, 광주 522-1919, 인천 5251919, 대전 253-1919).
연간 22만명씩 배츨되는 실업계(농업·공업·상업등)고교생은 최근 몇년간의 호황으로 취업이 늘어 올봄의 경우 82%의 취업률(희망자 대비 93%)을 보이는 등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기대 수준이 높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학교와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요청되고 있다.
고졸자 채용은 대졸과 달리 연중 계속되므로 정보 수집에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철호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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