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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굳이?…전남 학생 70여명 제주체험학습 논란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남도교육청 산하 학생교육원이 학생 등 70여 명의 제주도 단체 체험학습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억원 들여 4박5일 체험 행사…"방역수칙 준수할 것"

제주도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지난달 11일 오전 제주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도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지난달 11일 오전 제주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도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전남학생교육원에 따르면 오는 8월 9일부터 13일까지 전남지역 중학생 48명을 대상으로 제주도 숙박 일정이 포함된 ‘전남평화통일희망학교’ 체험학습이 진행된다.

전남평화통일희망학교는 학생들에게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과 역사의식을 교육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중국, 러시아를 둘러보고 백두산을 오르며 항일 투쟁 역사를 되짚어보는 해외 체험학습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는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는 해외 일정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여수, 순천, 해남과 제주도 등을 방문하는 4박 5일 체험학습이 예정됐다. 예산도 2억원이 투입된다.

전국 일선 학교현장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로 단체행사 일정이 줄어드는 가운데 체험학습이 예정되자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제주도로 단체 체험학습을 가야 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제주도는 지난 2일 기준 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확진자 숫자는 40여 명이다. 제주 거주민 중 감염사례뿐만 아니라 타지역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전남학생교육원은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참가 학생 숫자를 줄였고, 집단감염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조별로 체험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당초 단체 체험학습에 선발할 학생은 100명으로 예정됐지만, 50명 이하로 줄여 48명으로 선정했고 실제 체험학습은 24명씩 2개 조로 나눈다는 것이다. 또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학생 3명과 교사 1명을 1개 조로 나눠 체험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남학생교육원 관계자는 “현재도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이나 통일에 대한 의미를 알려줘야 한다는 고민 끝에 체험학습을 진행하게 됐다”며 “관리 인원도 지도교사 16명을 포함한 총 25명을 선발한 만큼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체험학습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무안=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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