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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10개월 밀회" 플레이보이 모델 입 막은 잡지사 최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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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맥두걸 인스타그램 캡처]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맥두걸 인스타그램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불륜 관계를 주장하는 모델에게 돈을 주고 입막음을 시도했던 잡지사가 벌금을 물게 됐다.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미국 N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대중 잡지사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판정에 따라 18만7500달러(약 2억1000만원)를 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EC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이 잡지사가 "트럼프와 불륜이었다"고 주장하는 모델 캐런 맥두걸의 입을 막기 위해 15만 달러(약 1억6000만원)를 줬다고 판정했다.

맥두걸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아들 배런을 출산한 직후인 2006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던 NBC 방송의 '어프렌티스'에서 그를 처음 만났고, 10개월여 불륜 관계를 유지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해왔지만, 측근으로 2016년 대선에서 노골적으로 그를 지지했던 AMI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페커가 맥두걸에게 돈을 주며 불륜 주장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벌금 부과는 FEC가 지난 1일 미 시민단체 코먼코즈에 보낸 답변서가 공개되며 드러났다. 앞서 코먼코즈는 이 입막음이 당시 대선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하며, 인콰이어러 모회사인 AMI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FEC는 AMI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볼만한 근거를 확보했다고 했지만, 트럼프 측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는 데는 충분한 찬성표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잡지사 측이 벌금에 동의했다는 내용도 답변서에 담겼다. 다만 AMI는 고의로 선거법을 어겼다는 FEC판정에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FEC 공표는 30일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을 비롯해 FEC·AMI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코먼코즈는 벌금 부과가 "민주주의를 위한 승리"라면서도 "FEC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반을 잡아내지 못한 것은 FEC 결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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