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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 작심비판 "尹은 거품 낀 제품…충청대망론 어이없다"

중앙일보

입력

“신제품일 수는 있지만, 상당히 거품이 낀 제품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충청권 단체장들로부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꼭 저지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지난달 12일 양승조 충남지사가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열린 대선출마 회견장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양승조 충남지사가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열린 대선출마 회견장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충청대망론, 어이없다” 

지난 2일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한 말이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정치적 의미가 담긴 행보를 해왔고, 퇴임도 정치적 행보였다”고 답했다.

"충청대망론" 주도권…기자회견·라디오서 날선 비판

지난달 1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 지사가 윤 전 총장을 평가절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 때는 ‘윤석열 충청대망론’에 대해 “충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 아버님이 태어났을 뿐”이라며 “윤석열 충청대망론을 이용한 정치적 셈법에 따른 주장”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0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단간담회 때도 “일부에서 윤 총장을 충청대망론의 적임자로 평가하는 데 어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1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1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부친 고향 논산…파평 윤씨 집성촌

양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적어도 충청대망론 적임자라면 충청의 이익을 위해 한 번이라도 고민하고 충청인과 함께 고민해야 했지만 윤 총장이 그런 적이 있느냐”며 “(윤 전 총장) 자신도 충청대망론이라는 말에 쑥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현충일인 오는 6일 충남 아산 현충사에서 첫 공개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전 9시쯤 현충사를 참배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총장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처럼 ‘백의종군’의 자세로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의미로 현충사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산 현충사는 충무공의 사당으로 ‘충청대망론’을 선점할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충남 논산이 고향이다. 현재도 논산과 공주에 파평 윤씨 집성촌이 형성돼 있다. 윤 총장 조부모의 묘도 세종시의 한 공원묘원에 마련돼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현충일 메시지 발표에 ‘촉각’ 

윤 전 총장의 아산 현충사 방문을 놓고도 양 지사는 날을 세웠다. 양 지사의 고향은 충남 천안시 광덕면 보산원리다. 이곳은 충무공이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하던 길에 있으며, 『난중일기』에도 ‘보산원(寶山院)’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민주당 내 경선을 준비 중인 양 지사는 최근 중앙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충청을 대표할만한 주자가 경선에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도민들의 열망을 지켜만 볼 수 없어 결심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용진 국회의원, 임종석 전 비서실장 당내 후보군이 수도권, 영·호남 출신인 상황에서 충청의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대전지역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전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강남일 대전고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대전지역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전지방검찰청에 도착해 강남일 대전고검장,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측근 “윤 전 총장 행보 달갑지 않다”

양 지사 측근은 “충청의 애국충절 정신을 강조해 온 양 지사 입장에선 충청대망론의 추가 윤 전 총장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달가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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