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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경정 온라인 발매, 꼼꼼하게 관리할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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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취임 100일 맞은 조현재 이사장은 부임 직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숙원이던 ‘경륜·경정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이뤄냈다. 우상조 기자

취임 100일 맞은 조현재 이사장은 부임 직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숙원이던 ‘경륜·경정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이뤄냈다. 우상조 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취임 첫날 곧장 국회로 향했습니다. 숙원인데도 도통 진전이 없던 경륜·경정 승자투표권 온라인 발매를 관철하기 위해서였죠. 코로나19 장기화로 관련 종사자 1800여 명이 일손을 놓고 하늘만 쳐다보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1만명 생계가 달린 일 아닙니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님들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진정성을 담아 설득했더니, 모두 고개를 끄덕여 주시더군요.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는) ‘경륜·경정법 개정안’이 통과됐을 때,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취임 100일 조현재 체육공단 이사장 #1만명 생계 달린 숙원사업 성사 #비대면 스포츠에 3600억원 투입 #“올림픽공원 스포츠 평화 메카로”

취임 100일을 맞은 조현재(61) 이사장을 1일 서울 송파구 국민체육진흥공단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분에 넘치는 축하와 감사 인사를 받는다”며 미소 지었다. 경륜·경정은 온라인 기반 운영 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사업 분야다. 스포츠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변화가 절실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되는 비대면 시스템에 대한 고객 요구도 증가한 상황이었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경륜·경정이 모두 중단됐다. 매출은 2019년 대비 86% 감소했고, 적자액은 총 904억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발매가) 사행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 그래서 모니터링 시스템, 1인 1계좌, 청소년 이용 제한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8월 1일 시작하는 경륜·경정 온라인 발매 서비스가 건전하게 유지되도록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조 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업무 우선순위를 ‘시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분류했다. 시급한 것의 최우선 과제를 ‘코로나19로 위축된 스포츠 사업자 지원’으로 정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포츠산업 전체 매출액은 54조 3520억원이었다. 그 전 해(81조380억원)보다 32.9%(26조686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관련 산업 종사자 수도 39만8000명으로, 1년 전(50만4000명)보다 12.1%가 줄었다. 조 이사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 추진단을 신설하고, 기존 예산과 정부 추경으로 2701억원을 조성해 핀포인트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 스포츠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조 이사장은 “비대면 스포츠 관련 산업은 미래 먹거리이자 블루오션이다. 올해 3600억원을 투입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관련 인력 1800여 명을 양성한다. 2월 개관한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기업 지원과 제품 홍보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1조원 이상 매출을 내는 스포츠 유니콘 기업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공단은 1988 서울올림픽 유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 출범했다. 이런 정체성을 환기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조 이사장은 “역대 올림픽 개최국 가운데 올림픽 유산을 잘 관리하고, 국가의 체육 재정까지 책임지는 기관은 한국의 체육진흥공단이 유일하다. 향후 올림픽공원을 스포츠 평화운동의 메카로 키워내 올림픽 정신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중심지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스포츠에 대한 조 이사장의 애정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그는 국민학생(초등학생) 시절 기계체조 선수로 소년체전에서 두 차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2년 행정고시에 합격하자 때마침 생긴 체육부 배치를 자청했다. 31년간 체육 관련 부서에서 사무관부터 차관까지 지냈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 2002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2018 평창올림픽까지, 한국 스포츠의 메가 이벤트를 모두 현장에서 경험했다. 그는 “스포츠 정신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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