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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4억5천만불 차관 어떻게 주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부가 이번에 폴란드에 지원하기로 한 4억5천만 달러는 모두 우리 업체와 관련된 특정한 경제 협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에 지원되는 프로젝트론이다.
따라서 폴란드가 이 자금을 활용하려면 폴란드내의 산업 현대화 계획이나 특정한 기간 산업 건설 계획 등에 한국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즉 정부가 헝가리와 수교할 때 지원해준 1억2천5백만 달러의 상업 차관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폴란드에 헝가리와의 수교 때와는 달리 프로젝트론의 수출입 은행 자금 4억 달러, 대외 경제 협력 기금 (EDCF) 5천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양국의 이해가 이 부분에서 합치됐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방식을 택함으로써 우리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대 폴란드 투자를 촉진하면서도 폴란드에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투자 여건을 조성하도록 실질적인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폴란드로서는 5년 동안 폴란드를 위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자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산업 현대화 계획 등에 한국의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유인가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와 폴란드 측은 수 차례에 걸쳐 지원 자금의 성격과 규모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으며 최종적으로 지난 9월 폴란드 대외 경제 관계부의 자비스토프스키 부국장과 자반스키 재무부장관 고문 일행이 내한,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과 폴란드와의 교역 규모는 88년 말 기준으로 4천2백만 달러 수준이나 금년의 경우엔 대폭적으로 신장돼 1억 달러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 폴란드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구체적인 상담을 진행중인 기업은 삼성과 금성 2개 사 뿐이며 이외에 동양 화학이 폴란드 회사로부터 수지 제조 기술의 도입을 추진중이다.
삼성은 폴란드에 1억 달러 규모의 컬러 TV 생산 공장 건설 및 기술 이전 프로젝트를, 금성은 7천5백만 달러 규모의 VCR·전자레인지·냉장고 공장의 건설 사업을 추진중이다.
따라서 프로젝트론의 첫번째 대상 사업으로 삼성과 금성의 추진 사업이 고려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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