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국 연예인 TV 광고 청소년에 모방심리 부추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최근 주로 청소년층을 겨냥해 외국. 인기연예인들을 기용한 TV광고가 급증하면서 이 같은 광고가 외국문화에 대한 청소년의 무분별한 선호와 모방심리를 자극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1억 원이 넘기도 하는 고액의 외국인 광고출연료가 상품가격의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 YMCA시민 자구운동본부가 지난7∼9일 시청률이 높은 오후7∼10시대의 KBS-1, KBS-2,MBC 등 3TV 방송을 모니터 한 결과 이 시간에 방영된 총5백29화의 광고 중 외국인 출연광고는 83호(36종)로 15.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 채널에서 1시간당 평균 3회 정도 외국인 출연광고가 방영되고 있음을 나타내는데 MBC-TV가 43회로 방영광고의 17.8%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KBS-2(15.4%), KB S-1(14.9%) TV순.
이 시간대에 방영된 36종의 외국인 출연광고는 ▲의류광고가 가장 많고(8종) 다음은 ▲식품(7종) ▲의약품·신발류·금융 및 서비스업 (각 5종) ▲가전제품 (4종) ▲화장품 (2종)의 순으로 나타났다.
광고내용은 외국인들이 어설프게 우리말을 쓰거나 현란한 의상, 자극적인 몸짓을 통해 외국 인기인에 대한 막연한 선망감이나 모방심리에 호소하는 것이 대부분.
서울Y가 중학생이상 남녀 1천3백47명을 대상으로 35개 외국인 출연광고에 대한 반응을 조사한 결과 나이가 어릴수록 그 인지도가 높았다.
즉 ▲중학생이 평균 20.3개를 기억해 57.8%의. 인지율을 보였으며, 그 다음이 ▲고교생 48.3% ▲대학생 34% ▲직장인 32.1% ▲주부가 26.1%를 나타냈다.
외국인 출연 광고 각각에 대한 개별 인지도를 보면 홍콩 배우 주윤발이 출연한 롯데칠성 밀키스에 대한 인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96.4%) 다음은 왕조현이 출연한 해태 크리미 (89.6%), 소피 마르소 출연의 럭키 드봉 아르드포(82.2%), 티파니의 해태 써니텐(78.4%)으로 매우 높게 인지 됐다.
특히 10대의 밀키스 광고 인지도는 1백%, 크리미 광고는 96.6%로 나타나 어린 청소년에 대한 광고 침투 력이 놀라운 것으로 지적됐다.
10대의 21.3%가 유명 외국인이 모델로 나온 상품을「더 구매하게된다」고 대답해 「더 안 사게 된다」의 6.5%에 비해 3배 이상의 비율을 나타냈다.
전체 응답자를 볼 때 남자의 25.2%, 여자의 10.8%가 이러한 광고가 구매를 자극한다는 반응을 보여 남자들이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응답자의 67.8%는 외국인 광고의 부정적인 영향을 들어 이 같은 광고를 반대했다. 그 이유로 「외국문화 선호 경향과 청소년들의 모방 심리조장」이 가장 높았으며(37.1%),「고액의 상품광고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26.5%) , 「외국인이 광고에 나올 필요가 없다」(24.2%)는 응답도 많았다.
이들은 외국인 광고의 증가나 지속적인 방영에 대해 「기업의 자제를 촉구」(40.4%)하거나 「외국인 출연을 강력히 규제」(24.8%), 또는 「불매운동으로 광고를 저지」(21.1%)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YMCA 시민자구운동 본부 측은 청소년의 외국인 모방, 선호심리를 자극하는 이런 광고를 만드는 기업의 윤리적 각성과 자제를 촉구하면서 『세금을 중과하는 등 정책적인 제한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혜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