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흠슬라' HMM의 자신감 "2023년 이전 운임급락 가능성 낮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중 하나인 'HMM 알헤시라스호'. 지난해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사진 HMM]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중 하나인 'HMM 알헤시라스호'. 지난해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사진 HMM]

최근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흠슬라'로 불리는 HMM(옛 현대상선)이 해운업 업황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껏 위축됐던 전 세계 경제가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무역량도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급격한 물동량 증가에 따른 해운 운임 급등 덕에 HMM의 올 1분기(1~3월)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다. 호(好)실적에 주가도 크게 오르면서 HMM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덧붙인 '흠슬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컨퍼런스 콜에서 "호황 급격히 꺾일 가능성 적다"

HMM은 지난 18일 기관투자자 대상 컨퍼런스 콜에서 "컨테이너 업황은 적어도 2023년 이전까진 견고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측면에선 물동량 급증과 이에 따른 주요 항만의 적체 현상이 발생했고, 공급 측면에선 올 3월 수에즈 운하 사고로 배가 뜰 수 없는 상황이 겹치면서 해운 운임이 올랐기 때문이다. 1년 장기계약을 맺는 미주 노선 운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지난해 2분기(4~6월)와 비교해 두배 가까이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HMM은 "현재 컨테이너 수요 자체가 재고축적보다는 실질 수요 급증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운임 급락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실제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주말 전주 대비 248.19포인트 오른 3343.34를 기록했다. 2009년 10월 SCFI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사 1위 업체인 머스크는 수에즈 운하 사고의 영향이 올 3분기(7~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물동량 회복으로 선박 발주량이 증가한 데 따른 '공급 과잉' 문제에 대해서도 HMM은 "중기(3~5년) 시황도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HMM은 "직전 호황 사이클에는 수주 잔고가 전체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총량)의 30%를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17.6% 수준"이라며 "공급과잉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단언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초대형 선박을 필두로 대형 선사 간 운임 인하 경쟁이 벌어지면서 HMM은 2011년부터 9년간 적자에 시달린 바 있다. 2016년 8월에는 '국내 1위,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함에 따라 한국의 국적 선사는 HMM만 남게 됐다.

산은의 CB 전환 여부 "결정된 바 없다" 

개인투자자의 최대 관심사인 KDB산업은행의 전환사채(CB) 주식 전환 여부에 대해선 HMM은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HMM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다음 달 29일까지 3000억 원어치의 CB를 주식 6000만주(주당 5000원)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를 모두 주식으로 바꾸면 산은의 HMM 보유 지분은 12.6%에서 25.9%까지 증가한다.

산은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간 외 대량거래(블록딜)로 일정 물량을 매각할 경우, HMM 주가 역시 단기간에는 하락이 불가피하다. HMM의 주가는 4만2850원(18일 기준)으로 1년 전(3750원)과 비교해 10배 넘게 올랐다. 3조원가량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산은은 HMM의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포스코, CJ, 현대글로비스 등이 꼽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