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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서 가슴 위 세 손가락…'백인 우월주의' 손모양 발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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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한 켈리 도너휴의 손 모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 SNS 캡처

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 출연한 켈리 도너휴의 손 모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 SNS 캡처

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의 출연자가 백인 우월주의를 의미하는 손 모양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제퍼디 출연자 켈리 도너휴의 손 모양으로 불거진 백인 우월주의자 인증 논란을 소개했다.

메사추세츠 주(州)정부 은행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는 도너휴는 프로그램 출연 중 3연승을 축하하는 의미로 오른손을 가슴 쪽에 올린 뒤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세 손가락을 펴 보였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도너휴가 백인 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제스처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손가락 3개를 펴서 ‘백인(White)’의 ‘W’를 상징하고,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힘(Power)’의 ‘P’를 의미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제스처를 취했다는 것이다.

미국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의 세트장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의 세트장 모습. AP=연합뉴스

NYT는 일부 누리꾼이 도너휴의 개인 SNS 계정을 검색해서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가 적힌 붉은 모자를 쓴 모습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제퍼디에 출연했던 595명이 “우리는 증오를 함께 할 수 없고, 증오와 비슷한 것과 무대에 같이 설 수 없다”고 제퍼디 측에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출연자들은 해당 장면을 편집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고 NYT는 전했다.

도너휴는 개인 SNS를 통해 “그것은 3(3연승)을 의미할 뿐이다”라며 “숨겨진 의도나 악의는 전혀 없었다”며 의혹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또한 “인종주의가 아니고, 백인 우월주의에 반대한다”고 성명도 냈다. 그는 앞서 첫 번째 우승했을 때 한 손가락을 들여 보였고, 두 번째 우승 때에는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었다.

인권단체이자 미국 최대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도 “해당 장면을 검토해본 결과 그는 3회 우승자라는 말을 듣고, 그저 세 손가락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어떤 이념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NYT는 SNS상에서 이뤄지는 과도한 문제 제기를 지적하며 “사실 확인을 먼저 해야 한다”는 ADL 측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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