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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0명 중 4명 `황사로 건강피해``

중앙일보

입력

수도권 주민 10명 중 4명이 황사 때문에 건강 피해를 봤다고 말했고 실제 초등생은 황사 직후 신체 손상을 알리는 건강 지표가 위험 수준에 도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환경부와 단국대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2002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역학조사(전화면접)한 결과 황사로 인해 피해를 경험했다고 말한 사람이 40.2%에 달했다.

황사기간 3일 동안 병의원을 찾은 환자(외래방문 환자) 평균 수는 질환 종류에 따라 안구 질환 6.2%(4.9~7.5%), 심혈관 질환 8.0%(5.1~11.0%), 감기 등 상기도 질환 13.0%(12.5~13.5%), 기관지염 등 하기도 질환 19.8%(18.9~20.6%)씩 급증했다.

황사 사흘째 기관지염 등 하기도 질환 환자는 21.1%(20.2~21.9%)까지 급증했다.

황사가 찾아온 당일에 비해 하루뒤 또는 이틀뒤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게는 2% 포인트 이상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 당일 입원 환자는 전체 호흡기 질환 9.0%(7.3~10.8%), 전체 심혈관 질환 5.0%(3.3~6.6%), 천식 13.4%(8.4~18.6%), 허혈성 심장질환 5.3%(2.1~8.6%)씩 늘어났다.

황사직후 초등학생(4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건강에 문제가 생겼음을 알려주는 소변내 산화손상 지표인 MDA(지방질 산화손상 지표)와 8-OHdG(DNA 산화손상 지표) 농도가 2배 가까이로 급증, 황사로 인한 심각한 건강 폐해를 짐작케 했다.

산화손상 지표란 체내 대사 과정의 부산물인 유해산소가 세포막을 형성하는 주성분의 과산화 현상을 유발, 세포막을 파괴하고 신호전달 체계를 망가뜨리거나 적혈구를 없애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MDA 농도는 황사 직후 3.4 마이크로몰(농도지수 단위)까지 올랐다가 일주일 뒤에야 2.7 마이크로몰로 줄었고 8-OHdG 농도는 43.3에서 23.0 나노그램으로 감소했다.

황사 성분은 유리나 시멘트 등 원료가 되는 규산알루미늄과 이산화규소, 산화철, 탄산칼슘 등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 토양 중금속 비중이 매우 높다.

수도권 거주 성인 500명에 대한 전화 면접조사에서 황사의 위험도를 묻는 질문에 줄담배를 피우는 가장 위험한 상황을 10점으로 가정할 경우 황사의 위험도는 7.3점으로 위험도 2위를 차지한 발암물질 다이옥신 7.5점과 비슷하게 평가됐다.

환경 위험도 점수는 환경 호르몬이 7.3점, 오존 7.0점, 산성비 7.0점, 모터 사이클 타기 7.0점, 원자력 발전소 6.8점, 수돗물 마시기 6.5점, 전자파 6.4점, 항공 여행 4.5점 등 순이다.

단국대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2002년 최악의 황사가 지나간 뒤 측정된 점을 감안하면 황사가 심할 경우 신체 위험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폐기능과 호흡기 증상, 생체지표 등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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