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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경제정책 뿌리 학현학파 “양적성장 매몰, 경제 실패”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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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변형윤

변형윤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학현학파의 토론회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발전학회는 오는 14일 ‘한국 경제, 현재를 묻고 미래를 답하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는 변형윤(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따르는 진보·개혁적 경제학자가 중심인 ‘학현학파’가 주축이다.

“시대착오적 성장담론, 중산층 붕괴 #불평등·불공정 개선에 초점 맞춰야”

앞서 공개한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 발표문에서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와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양적 경제성장의 성과를 강조하는 성장정책의 담론에 얽매임으로써 결과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며 “임기 내에 성과를 실현해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시장의 작동원리를 무시하고 과거 개발 시대에나 유효했던 시장을 거스르는 조치를 남발했다”고 짚었다.

이어 “정치적 고려가 지배하는 인기영합적 정책을 일관성 없이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경제활동에 혼선을 주고 경제정책의 원칙마저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문 정부의 정책을 옹호하며 공직에 진출한 인물이 많은 학현학파의 토론회에서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폐기하고, 한국 경제의 최근 과제인 불평등·불공정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산층과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 패키지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과도한 정부의 개입 권한은 축소해야 하며 공정한 경쟁의 지원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확장적 재정정책 등 정부 역할을 강조해 온 경제 당국의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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