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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며 모디 겨눴다, 코로나 사망 인도 배우 마지막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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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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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한 젊은 배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졌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영상에서 인도의 열악한 의료 환경을 비판하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의 배우이자 유튜버인 라훌 보라(35)는 지난 9일 인도 수도 델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투병 중 숨졌다.

라훌의 아내 조티 티와리는 이튿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그의 사망 사실을 알렸다.

영상에서 라훌은 침대에 누워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이 산소는 아주 귀하다"며 "이게 없으면 어지럽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또 라훌은 "의료진을 불러도 오지 않는다"며 "그들이 오려면 한 시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그때까지 나는 어떻게든 혼자 견뎌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해 말했지만 중간중간 숨이 차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라훌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남긴 마지막 게시물에서도 "내가 더 나은 치료를 받았다면 나는 살았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 게시물에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와 마니시 시소디아 부총리의 페이스북 계정을 태그했다.

인도의 연극 감독이자 극작가인 아르바인드 가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도유망한 내 배우가 이제 (세상에) 없다. 어제 라훌은 '내가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나 역시 살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라훌, 우리 모두는 당신을 구하지 못했다. 우리의 잘못이다"며 라훌을 추모했다.

한편 인도는 현재 하루 30만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확진자 폭증으로 사실상 의료체계 붕괴 상태에 놓이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금까지 2266만명이 코로나19에 걸렸으며 24만명이 사망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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