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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신문 수입 절반은 에이즈 퇴치기금

중앙일보

입력

아일랜드 록그룹 U2의 리드싱어인 보노가 영국 유명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일일 편집국장이 됐다. 아프리카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퇴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디펜던트는 16일 아프리카 에이즈.빈곤 문제 관련 기사로 지면의 대부분을 채운 특집호를 발간했다.

이날 신문은 제호부터 '더 레드 인디펜던트'로 바꿨다. 보노가 주도하고 있는 아프리카 지원 프로그램인 '레드(Red)'의 이름을 딴 것이다. 1면에는 보노의 사진과 함께 '오늘 뉴스 없음(No News Today)'이라는 큰 제목을 달았다. 보노는 '레드'라는 이름으로 세계 유명 기업들과 함께 에이즈 퇴치 운동을 벌여왔다. 에이즈 퇴치가 시급한 과제라는 뜻에서 긴급 상황을 의미하는 '레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1면 대부분을 영국 미술가인 데미안 허스트가 그린 그림으로 채웠다. 허스트는 빨강 바탕에 비둘기.알약.주사기.해골과 함께 기도하는 손을 그렸다. 하단에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 때문에 오늘도 6500명의 아프리카 사람들이 숨을 거뒀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보노는 '편집국장의 글'에서 "(스타로서의) 허영심 때문에 나선 것이 아니다"며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의지해야만 하는 아프리카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이즈 때문에 한 세대가 통째로 사라지고 아이들이 아이를 키워야 하는 마을을 상상해 보라"고 덧붙였다.

보노는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대량살상무기는 바로 에이즈'라고 주장한 바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독자들이 내는 신문값에서 아프리카인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값이 나온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신문 판매 수익금의 절반을 에이즈 퇴치 기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신문은 이 밖에 보노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과 한 대담을 소개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보낸 감사 메시지도 실었다. 중도 성향인 인디펜던트는 하루 20만 부 이상 팔리며, 평일 신문 가격은 70펜스(약 1200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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