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신이 최고 부양책…첨단산업 지원해 더 나은 재건 구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본지 김민욱·임현동 기자, ‘백신 접종 1위’ 이스라엘 가다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이 지난 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이 지난 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달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3%로 상향 조정했다.”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장관 인터뷰 #“올 성장률 전망 3.5%서 6.3%로 #실업률 코로나 이전 회복 목표” #12일 한·이스라엘 FTA 서명 예정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이 ‘(최고의) 경제 회복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꼽으면서 한 말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 접종 속도전의 성과를 바탕으로 봉쇄 조처를 거의 완화한 상태다. 현재 식당과 카페, 쇼핑몰은 이용객으로 넘친다.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하는 보복소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초만 해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집 주변 1㎞ 이상을 벗어날 수 없었다.

페레츠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장관 집무실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위기를 통한 ‘더 나은 재건(building back better)’ 구상을 밝혔다. 핵심은 첨단산업 지원이다. 이스라엘은 주변 아랍국가와 달리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작은 나라다. 대신 중동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스타트업 강국이다. 혁신기술로 침체된 경기를 띄우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페레츠 장관은 노동시장의 회복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단기 과제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10% 이상이다.

페레츠 장관은 이번 주 초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12일 열리는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양국은 2019년 8월 협상안에 잠정 합의한 후 세부안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다. 아시아 국가와의 FTA는 한국이 처음이다. 페레츠 장관은 “(첨단기술 중심의) 이스라엘과 (자동차·스마트폰 강국인) 한국의 산업은 서로를 매우 잘 보완한다”며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페레츠 장관과의 일문일답.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가 올랐다.
“지난 1월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전망한 올해 GDP 성장률은 3.5%였다. 이게 6.3%로 상향된 것이다. 높은 백신 접종률(성인 기준 90% 이상·이코노미스트)로 가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배운 게 있다. 경제와 보건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그간 봉쇄 기간 때 벌인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우선 임차료나 각종 공과금 등과 같은 고정비용을 지원했다. 최대 40만 세켈(1억3727만원 상당)이다. 부가가치세 등 세금도 유예해 주거나 할인해 줬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국가 보증으로 500억 세켈(17조1590억원) 규모의 대출 기금을 운용했다.”
‘더 나은 재건’ 구상은 뭔가.
“장기 과제다. 코로나19 위기를 우리의 경제구조로 풀어보려 한다. 우선 디지털 기술 지원이다. 이어 저생산성 부문의 근로자를 첨단기술과 같은 고생산성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다. 광범위한 지역개발사업도 포함된다.”
한국과 FTA 서명을 앞두고 있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관세가 철폐될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에게 이익이다. 특히 FTA는 양국의 무역 및 경제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촉진할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와 휴대전화, 가전제품, 건설 중장비 산업은 (이스라엘에서) 인지도가 높다.”

페레츠 장관은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전쟁 상황이 비슷하다고 했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직장을 잃으며 사업장이 문 닫는다면서다. 그러면서 페레츠 장관은 전쟁을 치르듯 코로나19를 극복했다고 했다.

예루살렘=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