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3일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송 대표는 현충탑과 무명용사의 묘에서 참배를 마친 뒤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차례로 참배했다.
송 대표는 참배 후 방명록에 “民惟邦本 本固邦寧(민유방본 본고방녕), 국민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번영합니다”라고 적었다. 송 대표가 즐겨 인용하는 한자성어다.
이후 송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네 명의 전직 대통령 묘역을 모두 참배한 이래 추미애, 이해찬 전 대표도 전직 대통령을 모두 참배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이낙연 전 대표는 코로나19 방역 제한으로 취임 직후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는 하지 못했다.
송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선 방명록에 ‘민유방본 본고방녕’과 함께 “실사구시 김대중 대통령님 정신 계승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송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선 큰절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는 “군정종식 하나회 해체, 대통령님 사자후를 기억합니다. 민주주의 지켜나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선 방명록에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합니다”라고 썼다.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선 “3·1 독립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하신 대통령님의 애국독립정신을 기억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송 대표는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주변을 둘러보며 “이쪽이 자리가 제일 좋은 것 같다”고 말했고,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에선 이 전 대통령이 태평양전쟁을 예견한 것을 언급하며 “국제 정세를 제대로 본 것은 이승만과 김대중이 유일하다고 본다.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차치하더라도”라는 감상을 남겼다.
김영삼·박정희·이승만 대통령 묘역 방명록에는 이날이 ‘인천 5·3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는 기록도 덧붙였다.
송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민유방본 본고방녕’에 대해 “내가 정치하는 철학이기도 하고 민주당이 끌고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해서 방명록에 썼다”고 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선 “최근 (조현천) 기무사령관 계엄령 문건 사건을 보면서 느꼈지만 군정 종식과 하나회 해체 업적은 깊이 평가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자주국방, 미사일 개발 사업을 선도해서 그나마 우리 국방력이 튼튼하게 되고 공업입국을 해온 점을 기억한다”고 했다.
한편 송 대표는 이날 현충원 참배 후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발표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재선의 김영호 의원이, 대변인에는 이용빈 의원이 임명됐다.
송 대표는 이후 오전 10시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접견을 한 후 박병석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을 차례로 예방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