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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보다 더 달다…'옥수수 왕국' 괴산 또 일냈다

중앙일보

입력

달고 재배가 빠른 신품종 '대학단옥수수' 종자가 내년부터 본격 보급된다. [연합뉴스]

달고 재배가 빠른 신품종 '대학단옥수수' 종자가 내년부터 본격 보급된다. [연합뉴스]

샤인머스켓 보다 더 달콤한 옥수수가 등장했다.

대학단옥수수 재배 확대…수확시기는 앞당겨

충북 괴산군농업기술센터는 일반 찰옥수수보다 당도가 3배 높고, 재배가 빠른 신품종 ‘대학단옥수수’ 종자를 내년부터 본격 보급한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종자 40㎏을 농협과 작목반 등에 지원해 실증재배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500㎏의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대학단옥수수는 몇해 전부터 인기를 끄는 초당옥수수에 맞서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함께 개발한 국산 품종이다. 국내에서 초당옥수수를 기르는 농가는 대부분 외국 종자를 받아 재배한다. 배정숙 괴산농기센터옥수수배추팀장은 “초당옥수수는 씨앗 2000개당 가격이 6만5000원~7만원으로 가격이 비싼 데다 발아율도 60~70% 정도로 낮다”며 “생산성이 높은 대학단옥수수를 저렴한 비용에 보급하면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단옥수수는 평균 20브릭스(brix)의 당도를 보인다. 단맛이 캠벨 포도(14~15브릭스), 샤인머스켓(18브릭스 이상) 보다 더 강하다. 당도 7~8브릭스인 일반 찰옥수수와 비교하면 3배 정도 높다. 초당옥수수(평균 25브릭스) 보다는 덜 단 편이다.

충북 괴산군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 개발한 황금맛찰옥수수. [연합뉴스]

충북 괴산군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 개발한 황금맛찰옥수수. [연합뉴스]

 질감은 찰옥수수와 비슷하다고 한다. 배 팀장은 “초당옥수수가 몸통이 뚱뚱하고 아삭한 식감을 가졌지만 대학단옥수수는 몸통은 가늘고, 알이 굵은 특징 있다”며 “옥수수를 씹을 때 찰옥수수처럼 쫄깃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재배 기간은 70∼80일 정도다. 일반 옥수수보다 열흘 이른 7월 초부터 출하가 가능하다.

 괴산군은 지난해 대학단옥수수 0.6㏊에서 실증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재배면적을 3.6㏊로 확대해 실증재배 중이다. 또 친환경 재배 적합성도 시험하고 있다. 군은 지난 2월 농촌진흥청과 대학단옥수수 통상실시권 계약을 했다.

 괴산은 대표적인 찰옥수수 산지다. 지금은 전국에서 대학찰옥수수가 나오지만, 원조는 괴산이다. 이 옥수수는 괴산 장연면 출신 최봉호 전 충남대 교수가 고향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12년 연구 끝에 개발한 품종이다. 1991년 장연면 방곡리에서 시험 재배한 뒤 괴산 전역으로 퍼져 지역의 대표적인 소득 작물이 됐다.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아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나며 특유의 쫀득쫀득한 식감 덕에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2012년부터 5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 파워 브랜드로 선정됐다.

이차영 충북 괴산군수(오른쪽)와 괴산군 장연면 주민이 지난해 7월 장연면 방곡리에서 대학찰옥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차영 충북 괴산군수(오른쪽)와 괴산군 장연면 주민이 지난해 7월 장연면 방곡리에서 대학찰옥수수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괴산에서는 해마다 1800여 농가가 대학찰옥수수를 재배해 연간 21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군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대학찰옥수수, 새롭게 육성 중인 황금맛찰옥수수와 함께 대학단옥수수를 지역 명품 농산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안광복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대학단옥수수 실증재배로 노지뿐만 아니라 친환경 하우스 재배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안정적으로 보급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괴산=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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