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 찾았다, 젊은 내 몸!

중앙일보

입력

8월 1일 서울시 중구보건소에 모인 신세계백화점 직원 27명의 평균나이는 36.5세. 하지만 근력.유연성.체지방.산소섭취량 등을 측정해 얻은 '몸의 나이'는 평균 43.5세로 실제보다 일곱 살 많았다. 인사팀 최 주임(32)의 신체연령은 52세, 기획관리팀 강 과장(40)의 신체연령은 63세로 나왔다.

이 직원들을 위해 중구청이 신세계와 함께 '신세계 회춘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4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12월 측정에서는 직원들이 평균 열 살 젊어졌다.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직원들의 현재 몸(건강) 나이는 33.8세. 실제 나이보다 적다. 최 주임과 강 과장은 건강 나이 42, 53세로 4개월 새 열 살씩 벌었다. 프로젝트는 신체연령 진단으로 시작해 꼼꼼한 운동.영양 지도로 이뤄졌다. 중구청은 보건소 시설을 이용해 직원들의 몸상태를 점검했다. 이렇게 나온 건강나이를 놓고 보건소의 운동처방사가 상담해 가면서 직원들에게 맞는 운동을 설계했다.

인사팀 견은미(29) 주임의 8월 건강나이는 42세였다. 체지방.체중은 정상범위에 있었지만 다리 근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보건소 운동처방사인 김홍인씨는 견 주임에게 자전거.등산을 권했고,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하루 30분 정도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짜줬다.

견 주임은 한 달에 두 번 등산, 이틀에 한 번 자전거타기를 규칙적으로 하며 운동처방사와 2주마다 상담을 했다. 12월 1일 다시 측정한 견 주임의 건강나이는 22세로 20살 '감량'에 성공했다. 견 주임은 "아침에 일어날 때 이렇게 가뿐한 것은 처음"이라며 '회춘'의 소감을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구청과 신세계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건물 전체가 금연 구역인 신사옥으로 회사가 이전하면서 직원의 금연 프로그램을 구청과 함께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구청이 금연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증진을 돕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 직원 '회춘'을 시작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직원 27명을 선착순으로 받았고 참여 직원 모두가 4개월 만에 건강나이를 줄였다. 나이만 덜어낸 게 아니라 회사 분위기도 바뀌었다. 신체연령 열 살을 줄인 류재영(39.고객서비스팀) 과장은 "처음 건강나이를 재고 나서는 서로 '이모' '삼촌'하면서 장난을 쳤다"며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직원 회식도 술자리 대신 영화.마술쇼 관람 등으로 우아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구 지역보건과 보건정보팀의 변정순씨는 "그동안 기업체 직원의 금연 등을 그때 그때 돕기는 했지만 과 건강 프로그램을 공동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관내 다른 기업체도 원할 경우 여건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직원들의 줄어든 나이는 이웃사랑으로 바뀌었다. 참여 직원 전원은 27일 나이를 줄인 만큼 회사에서 지급한 인센티브 560만원을 모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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