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사지 마비 증상을 보인 40대 간호조무사 관련 긴급복지지원비와 재난의료비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2일 비대면으로 진행한 기자설명회에서 “중증 이상 반응 외에도 여러 상황에서 긴급복지 지원이 가능하다. 크게 복지지원과 의료지원 두 가지”라며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설명했다.
먼저 긴급복지지원 제도는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경우 생계·의료·주거 등 필요한 복지 서비스나 현금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제도다. 이 가운데 의료서비스 지원은 1회 최대 300만 원이다. 지원 기준은 중위소득 75% 이하(1인 기준 131만7896원, 4인 기준 356만1881원), 재산은 대도시 기준 1억8800만 원, 중소도시 1억1800만 원, 농어촌 1억100만 원 이하, 금융재산 500만원 이하(단, 주거 지원은 700만원 이하)인 경우다. 윤 총괄 반장은 “추가로 1회 더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긴급복지지원제도로 최대 60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재난적의료비 지원제도는 과도한 의료비로 경제적 부담을 겪는 가구에 의료비를 주는 제도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기준중위 소득 100% 이하인 경우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지원 요건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지원이 필요하면 개별 심사를 한다. 개별 심사를 할 경우 중위 소득 200%까지도 지원이 가능하다. 이 제도를 통해 연간 최대 2000만원 범위 안에서 비급여 포함 본인 부담 의료비의 50%를 받을 수 있다.
윤 총괄반장은 “(두 제도) 중복 지원은 어렵고 하나만 가능하다”며 “이 분(40대 간호조무사)의 사례를 좀 더 파악해서 지원을 어떻게 할지 검토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AZ 접종 후 사지 마비가 온 간호조무사의 남편입니다’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간호조무사인 아내가 AZ 백신을 맞은 후 사지 마비로 입원해 일주일에 치료비와 병간호비가 400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간호조무사는 지난달 12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후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 증세를 보였다. 곧 좋아질 거라 생각했으나 몸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24일엔 사물이 겹쳐 보이는 '양안 복시' 증상까지 나타났다. 접종 19일이 지난 후 병원에 입원할 당시엔 팔다리에 마비 증세까지 있었다. 병원에서는 면역 반응 관련 질환인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23일 예방접종피해조사반 회의를 열어 해당 간호조무사의 이상 반응과 백신 접종 간 연관성 검토를 할 예정이다. 보상 심의는 오는 5월에 진행한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질병청에서 전체적으로 접종 인과성 평가를 하는 중이다”며 “질병청에서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