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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국노" 발언 고발당한 진혜원, 그가 속한 동부지검이 수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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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해 7월 13일 페이스북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라는 글을 함께 적어 게시해 현직 검사가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에 대해 2차 가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혜원 검사는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입니다. 권력형 다중 성범죄입니다"라고 글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해 7월 13일 페이스북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라는 글을 함께 적어 게시해 현직 검사가 박 시장을 고소한 여성에 대해 2차 가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혜원 검사는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입니다. 권력형 다중 성범죄입니다"라고 글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진혜원 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4·7 재보궐선거 전날인 지난 6일 "깨시민을 제외하면 모두 야당 측 선거운동원이며 매국노"라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관련해 본인 소속 검찰청에서 수사를 받게 됐다. 깨시민은 '깨어있는 시민'의 줄임말로 여권 지지자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진 검사는 SNS에서 “꽃뱀” 글 등으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보수 성향 변호사 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이 지난 14일 진 검사의 해당 글과 관련해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건이 최근 동부지검 형사6부(김남훈 부장)에 배당됐다.

진혜원 검사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깨시민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진혜원 검사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깨시민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진 검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깨시민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 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며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직위를 팔아 치부하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썼다. 진 검사는 "이런 이들을 예로부터 '매국노'라고 불렀다"며 "국가기관과 담론과 국가의 자원을 사유화하는 매국노들을 혐오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변은 지난 14일 대검찰청에 진 검사를 고발하면서 "진 검사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국노'라고 칭해 선거운동을 자행했다"며 "이 같은 글을 게재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투표하고 그에 반대되는 야당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취지의 운동 내지 글을 게시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행위도 했다"고 지적했다.

동부지검 형사6부는 진 검사가 지난달 31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겨냥해 페이스북에 비방하는 글을 쓴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은 공무원 신분인 진 검사가 잇따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적인 글을 작성해온 점에 대해 법무부나 대검에서 감찰이나 징계를 검토하고 있느냐고 법무부에 문의했다. 이에 법무부는 "대상자(진 검사)에 대한 민원이 대검에 접수돼 동부지검에 이첩됐다"면서도 "대내외적으로 비공개로 진행되는 감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정치 운동에 관여하지 못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 대상이 된다"며 "정치적 중립은 지켜야 할 현직 검사가 특정 정당의 당선·낙선을 위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강광우·정유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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