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기증 전달식, 황교수 응원열기로 가득차

중앙일보

입력

"기증한 난자가 인류를 질병에서 구하는 연구에 쓰인다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황 교수님 힘내세요"

6일 서울대 수의대에서 열린 '1천명 난자기증 의사 전달식'은 난자논란에 이어 줄기세포 '진위성' 의혹에 휘말린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응원하는 이들의 열기로 시종일관 뜨거웠다.

황 교수 팬 커뮤니티인 '아이러브황우석'(http://cafe.daum.net/ilovehws)이 주최한 이 전달식에는 난자 기증 의사를 밝힌 여성 100여명이 참석해 황 교수 연구실에 헌화할 무궁화에 각각 자신의 이름과 응원의 글을 적었다.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뒤 난자 기증을 결심했다는 송모(43ㆍ여)씨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황 교수가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라고 생각한다"며 "난자보다는 사람이 중요하기에 이 같은 기증을 기꺼이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구리시에서 온 서모(39.여)씨는 "가족 중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이는 없지만 생명을 구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기증 의사를 밝혔다"며 "황 교수의 연구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현재 10살, 11살인 두 딸도 나중에 크면 이 같은 난자 기증을 적극 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현재 칩거 중인 황우석 교수를 대신해 황 교수팀의 연구 동료들인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와 수의대의 이병천, 강성근 교수가 참석했다.

기증 희망자들은 행사가 시작되자 아이러브황우석 운영진의 제안에 따라 애국가를 함께 불렀다. 안규리 교수는 이를 듣다 그동안의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교수는 뒤이은 인사말에서 "저희 연구팀이 드릴 수 없었던 희망을 여러분들께서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현장에는 CNN과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국내외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후 안 교수 등 연구진 3명은 황 교수 연구실로 올라가 방에 무궁화를 바치려는 난자 기증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했다. 이들 행렬에는 82세의 노구를 이끌고 '정신적' 난자 기증자를 자처한 여성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헌화를 마친 기증 희망자들은 수의대 현관에서 안 교수 등과 기념 촬영을 하며 황 교수의 빠른 복귀를 기원하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아이러브황우석 측은 황 교수가 연구실로 돌아올 것을 기원하며 수의대 현관에서 황 교수 연구실까지의 70여m 길에 진달래 조화를 깔기도 했다.

아이러브황우석의 운영진 안덕진(51)씨는 "진달래 꽃길은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 민족의 애절한 그리움을 담은 상징"라며 "이런 국민의 염원을 '곱게 즈려 밟으며' 황 교수가 현장으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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