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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호루라기' 미국 울린다…아시아계 증오방지법 21일 표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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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노란 호루라기가 최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을 반대하는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아시안계에 대한 언어적, 신체적 공격을 막기 위해 노란 호루라기를 나눠주는 '옐로우 휘슬' 캠페인 ['노란 호루라기' 페이스북 페이지]

아시안계에 대한 언어적, 신체적 공격을 막기 위해 노란 호루라기를 나눠주는 '옐로우 휘슬' 캠페인 ['노란 호루라기' 페이스북 페이지]

SCMP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언어적·신체적인 공격이 만연한 가운데 미국 보스턴 등지에서는 '아시안 혐오'를 막고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노란 리본이 달린 호루라기를 나눠주는 이벤트가 열렸다.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에서는 최근 노란 호루라기 1만개를 무료로 배포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에서는 최근 노란 호루라기 1만개를 무료로 배포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이 캠페인을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는 노란 호루라기 1만개를 무료로 배포했으며 추가로 2만5000개를 주문했다고 한다.

노란 호루라기에는 두 가지 당부가 담겨 있다. 우선 위험을 느끼면 호루라기를 불라는 것, 그리고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누구라도 911(경찰)에 즉각 신고해달라는 것이다.

시민단체 '노란 호루라기' 측은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를 통해 인종 차별주의자에게 경고하는 것"이라면서 "노란색은 황인종을 의미하는 색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위험을 경고하는 색깔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위험에 처했을 때 노란 호루라기를 불고,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911에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문구. [페이스북 페이지]

위험에 처했을 때 노란 호루라기를 불고,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면 911에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문구. [페이스북 페이지]

캠페인을 기획한 아시아계 미국인 오스카 탕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미국에서 항상 영원한 외국인으로 여겨져 왔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모두 미국에 속해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탕은 "노란 호루라기에 든 비용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겠지만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폭력을 줄이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제값을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4월 19일 뉴욕에서 아시아계 혐오 방지와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뒤쪽으로 "증오는 바이러스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AP=연합뉴스]

4월 19일 뉴욕에서 아시아계 혐오 방지와 관련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뒤쪽으로 "증오는 바이러스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장기화에 최근 애틀랜타 한인 피격 사건까지 겹치면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가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동료 상원 의원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슈머 원내대표는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증오범죄 방지법안을 오는 21일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의원이 있다면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하는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 등 일부 공화당 보수파 의원들이 법안 반대 입장을 지키고 있다. 슈머 원내대표가 "반대표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크루즈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된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미 상원은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방지하는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건너뛰고 토론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법안은 증오범죄를 당한 사람이 손쉽게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신고를 허용하고, 사법당국이 신속하게 증오범죄를 다루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증오범죄를 막기 위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일부 보수파 의원은 아시안 증오방지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일부 보수파 의원은 아시안 증오방지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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