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 Drinker

중앙일보

입력

'쿨(cool)'이란 단어에는 '시원한'이란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 멋진 물건을 가졌거나, 근사한 행동을 했을 때 영어권 사람들은 외친다. "So cool~!" 따라서 '쿨'은 '멋진, 근사한'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단어가 엉뚱한 단어 앞에 붙을 때가 있다. '쿨 드링커(drinker)' 같은 표현도 그중 하나다. '드링커'라고 하면 한국말로는 '술 마시는 사람'. 좀 과격하게 말하면 '술꾼'이다. 그렇다면 '쿨 드링커'는 '멋지고 근사한 술꾼'이 되는 셈. 어쩐지 의미가 와닿지 않는다.

'쿨'이 가진 또 다른 '뉘앙스(말의 색조)'를 놓친 까닭이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자. 너무 사랑했던 연인이 있다. 그런데 여자가 이유 없이 이별을 선언한다. 갑자기 버림받은 남자. 울며 불며 매달릴 법도 하건만, 그러지 않는다. "행복하길 빈다"는 한마디로 여자를 떠나 보낸다. 이 남자의 성격을 영어로 표현하면 다시 이렇다. 'Cool!' 따라서 짧지만 복잡한 이 단어를 굳이 우리말로 풀면 이렇게 되리라. '집착하거나 끈적거리지 않는, 그래서 멋지고 근사한'.

중앙일보와 세계 최대 주류 생산업체 디아지오 코리아가 오늘부터 펼치는 '쿨 드링커 캠페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술에 목숨 걸지 않는(?), 그래서 멋지고 근사한 음주문화를 만들자는 캠페인. 망신스럽게도 15세 이상 1인당 술 소비량에서 14.4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폭주의 나라' 한국에서는 꼭 필요한 '경종'이 되리라 믿는다.

이를 위해 중앙일보는 Week&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면을 통해 책임질 줄 아는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기사를 싣는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출고하는 모든 술병에 '순수 알코올 함량'을 표시할 예정. 순수 알코올 함량은 세계보건기구(WHO)가 8g으로 권장하고 있는 술의 '단위 소비량'(한 잔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양)을 알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다. 이 밖에 기업과 대학을 찾아 음주교육을 실시하고 연말연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도 후원할 계획이다. 관련 정보는 (www.cooldrinker.org)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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