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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이상 콜록콜록~ 어, 감기가 아닌가 봐

중앙일보

입력

찬바람이 불면서 기침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로 기침은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증상.
기침을 오래 하면 폐암이 아닌가 걱정도 하지만 기침의 양상과 기간, 그리고 동반된 증상에 따라 원인은 다양하다.
18일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정한 제3회'폐의 날'. 이를 계기로 기침의 원인과 퇴치법을 알아본다.

◆기침 양상과 기간을 기록하자=기침은 기관지나 폐의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다. 따라서 무작정 기침을 가라앉히기보다 원인을 밝혀내는 게 급선무다.

기침이 문제가 될 때는 기침을 오래 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한 경우다. 병원을 방문하기 전 기침의 특징과 기간을 기록해 보자. 기침이 점차 심해지는지 혹은 덜해지는지, 하루 중 가장 심한 시간대는 언제인지, 기침을 악화시키는 요인과 그냥 기침만 나오는 마른 기침인지, 가래가 동반되는지, 혹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진 않는지 등이 중요한 정보다.

기침을 시작한 시기도 중요하다. 통상 감기로 인한 기침은 길어야 3주를 넘기지 않기 때문. 3주 이상 계속되는 만성기침은 병원 진찰을 통해 기침 유발 원인을 찾아야 한다.

◆만성기침의 원인은 다양하다=만성기침 중 가장 흔한 것은 약 40%를 차지하는 후비루염(코가 목으로 넘어가는 증상). 코가 목 뒤로 넘어가다가 목 입구의 기침을 유발하는 곳을 자극해 기침이 나온다. 눕거나 아침에 일어나면서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발작적 기침이 특징인 기침형 천식(약 30%)은 감기와 가장 많이 혼동되는 병이다. 밤중이나 찬바람.연기 등과 접했을 때 발작적인 기침이 나오는 게 특징. 단 일반적인 천식처럼 호흡곤란 증상은 거의 없으며 쌕쌕거리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와 미주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유발되는 위식도 역류(10~15%)는 신트림.명치끝의 화끈거림 등 위장관 증상이 잘 동반된다.

진한 가래와 함께 기침이 반복되거나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결핵.만성기관지염.기관지확장증 등 만성 폐질환.폐암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정밀진단을 받아보자=만성기침의 원인은 정밀진단을 통해 가능하다. 예컨대 후비루증은 목 안의 진찰과 함께 축농증 여부를 확인하는 코 방사선 촬영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기침형 천식은 캡사이신 유발검사 등을 통해 확진된다.

위식도 역류증은 내시경 검사.식도 내압검사(식도 괄약근의 압력 측정).식도의 산도 검사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만일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이상 연속될 땐 만성 폐질환이 의심되므로 일반적인 가슴 X선 촬영은 물론 기관지내시경검사.가슴 CT촬영 등이 필요하다.

◆원인별 맞춤치료를 받자=기침형 천식은 일반적인 감기 치료 대신 천식 치료를 받아야 효과를 본다. 축농증은 통상 항생제를 6주간 계속 복용하는 것이 완치의 지름길. 위식도 역류증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않도록 자세를 관리하고,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표 참조>

만성기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기관지가 만성적 염증으로 좁아지는 만성 폐질환자들이다. 일단 망가진 폐기능은 돌이킬 방법이 없다. 따라서 감기 등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기관지가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는 장기적 관리가 필요하다. 금연은 필수.

만일 만성기침의 원인이 기관지가 늘어난 기관지확장증 때문이라면 고인 가래는 적어도 아침.저녁으로 15분씩 빼줘야 한다. 또 폐렴도 잘 생기므로 감기 기운이 좀 있다 싶으면 즉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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