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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어린이 3명 중 2명은 ´평생 뚱보´ 로

중앙일보

입력

비만은 질병으로 분류된다. 성인병 전 단계인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일부 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선 한림대.미국 컬럼비아대.코넬대가 공동 주관한 '비만과 대사증후군'주제의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코넬의대 루이스 애런 교수(북미비만학회장.사진(右))와 한림의대 유형준 교수(대한비만학회장.(左))가 만나 최신의 비만 치료법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지금 당장 시작해라=애런 교수는 "일단 과체중.비만에 이르면 가속도가 붙는다"며 "치료는 극히 어려우므로 예방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은 비만 해소를 위해 해마다 320억 달러를 쓰지만 비만 인구는 계속 늘어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인의 31%가 비만(BMI 30 이상), 34%가 과체중(BMI 25~30) 문제를 안고 있다. BMI(체질량 지수)는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유 교수는 "한국이 미국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며 "1990년대엔 한자릿수에 머물던 어린이 비만 유병률이 지금은 남아 17.9%, 여아 10.9%로 늘어났다"고 경고했다.

◆ 비만치료제를 적절히 활용해라=운동.식사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비만 환자에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비만 치료제가 있다.

애런 교수는 "BMI 27 이상이고 심혈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비만 치료제가 처방된다"며 "평소 허기를 심하게 느끼는 사람에겐 리덕틸, 외식이 잦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면 제니칼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자신은 BMI 27인 과체중이지만 당뇨병.심장병 등 합병증이 없으므로 비만치료제를 복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리덕틸의 흔한 부작용은 두통.입마름.변비 등이다. 애런 교수는 "리덕틸을 6개월 복용하면 체중이 5~7㎏ 감소하지만 복용자 12명 중 1명은 혈압이 올라가거나 맥박이 빨라져 중도에 약을 끊는다"고 전했다. 제니칼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속이 불편해지고, 지방변을 보는 것이 단점이다.

◆ 수술은 최후의 수단=미국에선 BMI가 35~40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거나, BMI 40 이상이면 배리아트릭 수술(위 축소술, 위.소장 우회술이 대표적)을 고려한다. 애런 교수는 "위.소장 우회술을 받을 경우 체중이 평균 33%, 위 축소술(위를 밴드로 묶는 수술 포함)은 20%의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비용은 평균 2만6000달러. 캐나다 맥길대학 연구진이 배리아트릭 수술 환자 1000여 명을 5년간 추적.분석한 결과, 5년생존율이 89% 증가하는 반면 체중은 5%, 당뇨병 발생 위험은 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한국에선 BMI 30 이상이면서 운동.식사.행동요법을 철저히 했어도 호흡 곤란.심장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에게 극히 제한적으로 수술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애런 교수는 "메조테라피 시술이나 지방 흡입술을 비만 치료법으로 혼돈해선 안 된다"며 "이런 시술이 비만 해소에 효과적이란 임상 증거가 나오지 않았으며, 단지 성형 테크닉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 비만은 질병=미국에선 비만이 질병으로 인정받는다. 비만치료제.수술 비용을 의료보험 회사가 부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비만은 질병도, 보험적용 대상도 아니다. 유 교수는 "단순히 날씬해지겠다며 살을 빼는 사람에게 보험적용은 안되지만 심혈관질환.수면무호흡증.뇌졸중.당뇨병 등이 있는 비만환자에겐 보험 혜택을 주는 것이 의료 재정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 '비만' 국제심포지엄에서 나온 말.말.말

●"식생활의 서구화, 고열량 음식의 섭취 증가, 운동량 감소로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어린이 비만 환자 두 배 증가. 10세 이상 어린이 비만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성인 비만 환자로 발전…"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소아과 황일태 교수)

●"최근 한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암(대장암.전립선암 등)은 모두 비만과 관련 있음. 일반적으로 흡연은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흡연자의 복부 비만율이 더 높음…"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한번 비만에 이르면 치료는 극히 어려움. 너무 체중이 늘어나지 않도록 젊을 때부터 체중 조절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 체중을 10% 감량하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률은 50%나 감소…" (일본 요코하마 게이오대학 스포츠의학연구소 후미노리 가쓰가와 교수)

●"비만은 2형(성인형) 당뇨병과 동맥경화의 발생 위험을 높임…" (한림의대 한강성심병원 내과 정인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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