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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사람끼리 전염될까 걱정이죠

중앙일보

입력

지구촌에 조류독감 비상이 걸렸다. 아시아에서 시작된 조류독감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수백만 명이 희생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도 나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철새가 오는 시기를 맞아 14일부터 조류독감 예보가 발령됐다. 그래서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조류독감의 정체와 예방법 등을 공부한다.

◆ 피해 현황=조류독감은 약 100년 전부터 지구상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1930년대 이후 발생하지 않다가 83년 벨기에와 프랑스 등 유럽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97년엔 홍콩에서 사람에게 처음 감염돼 6명이 숨진 뒤 중동과 유럽 등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WHO 집계에 따르면 2003년 12월 이후 20일까지 베트남과 태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에서 118명이 감염돼 61명이 숨졌다.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금까지 사람이 걸린 적은 없지만 96년에 이어 2003년 12월 전국적으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조류독감에 걸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생겨 양계농가와 음식점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철새 도래지 주변 보건소에는 조류독감 예방 접종 문의가 몰린다고 한다. 그러나 조류독감에 대비는 하되 과민 반응을 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 조류독감이란=조류독감은 원래 닭이나 오리.꿩.칠면조 등 가금류(집에서 기르는 조류 가축)와 야생조류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급성 전염병이다.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과 침 등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전파 속도가 아주 빠르고 방역도 쉽지 않다.

문제는 쥐가 옮기는 페스트처럼 사람에게도 전염된다는 점이다. 감염된 가금류를 직접 만지거나 그 배설물 등을 통해 전염된다.

아직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도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처럼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사람 사이에도 전파가 잘 되도록 진화한다. 일반 독감 바이러스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돼지에게 침투해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고, 그 돼지로부터 사람이 감염되는 경우다. 또 사람이 일반 독감과 조류독감에 함께 걸려 몸 속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도 있다.

◆ 증상은 어떤가=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일반 독감처럼 섭씨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이 나고 호흡이 곤란해진다.

또 온몸에 근육통이 생기며 심하면 폐렴으로 사망한다. 치사율은 50% 이상이다. 조류의 경우 볏 등 머리 부위에 청색증이 나타나고,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며 설사를 하다가 이틀 안에 모두 죽는다. 그래서 대다수 국가에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 예방과 치료 방법은=예방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조류와 접촉하거나 조류독감 발생 지역으로 여행한 뒤 독감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치료제는 스위스의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타미플루 등이 있지만 공급량이 적어 여러 나라에서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WHO의 권장 비축량의 절반인 75만 명분을 비축했다.

따라서 무엇보다 예방이 먼저다.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므로 가금류 고기는 반드시 익히거나 튀겨 먹는다.

일반 독감과 조류독감이 함께 걸릴 경우 변종 바이러스가 몸 속에서 만들어져 치료가 더 어려우므로 독감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하다.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손을 꼭 씻고, 평소에 체력을 관리해 면역력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닭과 오리 등 조류와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애완용 조류와 입맞춤을 해서도 안 된다. 만졌을 경우 반드시 깨끗이 손을 씻는다. 또 새가 사람이 먹는 음식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하고, 배설물을 치울 때는 위생용 장갑을 낀다. 그리고 조류독감이 유행하는 지역으로 되도록 여행하지 않는 게 좋다.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대다수 국가에서 전량 도살 처분하며, 양계산물 수출을 금지한다.

또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의 지시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조류독감 증상이 생기는지 살펴야 한다. 따라서 조류독감이 의심되면 즉시 방역기관에 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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