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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탓 말자" 모인 與 3선…"조국 언급 안해, 부동산은 재검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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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들이 13일 재보선 참패 이후 첫 모임을 갖고 당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는 3선 의원 25명 가운데 18명이 참석했다. 박범계(법무부)·전해철(행안부)·한정애(환경부) 장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의원들이 참석한 것이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초·재선 의원들이 모여 쇄신안을 논의한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9일과 12일, 재선 의원들은 12일 모여 당 쇄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윤관석 의원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재보선을 통해 확인된 준엄한 민심에 대해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을 다짐했다. 초·재선 모임에서 나온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당의 중추인 3선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재선 모임 때와 마찬가지로 권리당원 과잉 대표, 친문 2선 후퇴론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3선 의원들 역시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강성 친문 권리당원들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한 2030 초선 의원 5인을 ‘초선 5적’으로 거론하며 맹비난한 것과 관련, 윤 의원은 “모두 당을 위한 관심과 충정이라고 생각한다. (2030 초선의원들이) 발표한 것도 당심과 민심의 반영이고, 그걸 비판한 분(당원)도 당심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양한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더 소통하고 존중해 의견을 모아 가겠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는 “(회의에서) 논의가 아예 없었다”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서도 “그걸 얘기하려고 모인 게 아니어서 (논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선거 참패로 당이 침체된 상황인데다, 내년 대선을 치러야할 차기 지도부 선거까지 임박한 만큼 당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민감한 주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인지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복수의 의원들은 통화에서 “질서있게 규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만큼 회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선 의원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재보선 참패 원인을 두고도 “남의 탓 하지 말자.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가 민생현장에서 더 소통해야 한다”(서영교 의원)는 원론적 설명이 뒤따랐다.

다만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고 한다. 서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정책을 좀 더 정교하게 보자. 급하게 보다는 꼼꼼하게, 그러나 속도도 중요하니 제대로 살펴 심도 있게 토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 지도부가 논의하고 대안을 만들도록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통화에서 “부동산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단발적으로 언급하지 말자. 원인 진단을 제대로 해보자는 의견이 주류였다”고 전했다.

당정청 관계에서도 당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윤 의원은 “선거를 통해 민심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당정청 관계에 있어서 이제는 당이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모임과 관련해선 “3선 모임은 정례화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모여 소통하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영익·남수현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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