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GX사 "에이즈 치료제 임상2상 성공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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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과학자가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가 임상2상 시험에서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 장차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재미 한국계 바이오벤처기업 VGX사의 조셉 김 사장은 현재 개발 중인에이즈 치료제 '픽토비어(PICTOVIR)'에 대한 임상2상 시험 결과를 자체 수집한 결과, 특정용량을 투약한 환자그룹에서 높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픽토피어는 이미 20여년 전 프랑스에서 '낙태약'으로 출시돼 사용돼 왔던 성분.

연구팀은 이 성분을 이용해 하루에 한 알만 먹는 내복약 개념의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임상 1, 2상을 동시에 실시했으며 조만간 C형 간염 치료제로도 임상 1, 2상을 동시에 실시할 예정이다.

보통 임상시험은 1상부터 3상까지 이뤄지는데 1상은 약의 용량과 독성여부, 체내 약물의 동태 관찰 등을 목적으로 하며 2상은 1상에서 결정된 용량의 적정성 여부와 약물의 효과 등을 보게 된다.

인체에 확대 적용되는 3상 단계에서는 임상과 함께 제품이 출시되기도 한다.

회사측 자료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은 미국의 9개 대학병원에서 모두 48명의 에이즈 환자와 가짜 약을 복용시킨 12명의 일반인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됐다.의료진은 48명의 에이즈 환자를 12명씩 나눠 각각 75㎎, 150㎎, 225㎎의 픽토비어를 복용토록 했다.

이 결과 225㎎을 복용한 그룹에서 항바이러스 효과가 높게 나타났는데 환자 2명의 경우는 복용 후 에이즈 바이러스의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특히 이 약은 안전성과 내약성 측면에서 아주 우수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하지만 용량이 적은 75㎎, 150㎎을 복용한 환자에서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VGX사는 미국 정부기관으로 이번 임상시험을 주관한 AACTG(Adult Aids Clinical Trial Group)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공식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대로 환자에게 더욱 많은 용량을 복용토록 함으로써 효과가 좋은 용량을 결정하기 위한 임상2상 2단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임상2상 2단계가 끝나면 내년 하반기에 신약 출시를 위한 임상3상 시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FDA에서 허가를 받은 25개 에이즈 치료제 가운데 15개 정도가 시판 중이다.

조셉 김 박사는 "에이즈 치료제의 경우 임상 2상을 통과한 치료제는 모두 임상3상을 통과해 신약으로 개발될 정도로 임상2상의 성공 의미가 크다"면서 "미국 FDA의 신약 승인을 거쳐 상용화되기까지는 앞으로 2-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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