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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때린 野 "김명수씨, 사자 몸 갉아먹는 사자신중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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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순간까지 이 노력을 멈춰선 안 됩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 같은 인격과 양심을 가진 사람에겐 사퇴 자체를 애초에 기대하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 대법원장을 “김명수씨”라고 지칭하며 “대법원장이란 이름을 붙이기도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김명수 대법원장 퇴진 1인시위’ 현장을 방문 한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현수막엔 '김명수는 집에 가라!'고 적혀있다. 오종택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김명수 대법원장 퇴진 1인시위’ 현장을 방문 한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현수막엔 '김명수는 집에 가라!'고 적혀있다.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2월 8일 대법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김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 때문이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 2월 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와 이른바 ‘탄핵’ 발언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명했을 당시 “탄핵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임 부장판사 측이 당시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하면서 김 대법원장의 답변은 거짓말이 됐다.

4ㆍ7 재ㆍ보궐선거 기간 동안 잠시 시위를 멈춘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다시 릴레이 1인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대법원 현장 시위엔 김형동 의원이 나섰다. 주 권한대행은 김 의원을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김 대법원장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주 권한대행은 “김 대법원장이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지 않고 이념에 사로잡혀 판결했다. 법원 내 특정 이념 서클과 어울려 요직을 차지했다”며 “사법부 독립 침해에 대해 단호히 싸우긴커녕 스스로 알아서 눕고, 이념으로 눕고, 이해관계로 눕는 사법부를 국민이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슬프다”고 비판했다.

주 권한대행은 “사자의 몸에 생겨서 사자 몸을 갉아먹는다는 ‘사자신중충’이 바로 김명수 대법원장”이라는 말도 했다. 사자신중충은 불전 고사에 등장하는 이야기다. 사자는 다른 맹수의 공격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병균이나 기생충에 의해 죽는다는 것으로, ‘정도를 벗어난 악마’란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정치권의 대표적 불자인 주 권한대행이 불경을 빌려 김 대법원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대법원장 퇴진 시위 재개를 두고 정치권에선 판사 출신인 주 권한대행의 법원에 대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주 권한대행이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대여 투쟁력을 보인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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