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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스크' 고교생 집단 감염…느슨해진 학교방역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대전의 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복도에서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CCTV 화면 모습(대전시 제공). 뉴스1

대전의 고등학교 일부 학생들이 복도에서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CCTV 화면 모습(대전시 제공). 뉴스1

학교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2년차 개학 한 달여 만에 학교 방역이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2일 경기도 안양시의 양명고등학교를 찾아 학교 방역상황과 학교밖 생활지도 상황을 살핀다. 당초 초등학교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고교생 감염이 급증하자 학교급을 바꿨다.

이날 동행한 조명연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장은 “아무래도 초등학생보다는 나이가 많은 고등학생들이 학교 밖 생활 등이 많다 보니 이에 대한 점검도 필요해 (방문 장소를) 고등학교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에서는 학원과 학교에서 집단감염이 번지며 11일까지 학생 74명을 포함해 교사·강사·가족·지인 등 95명의 누적 확진자가 나왔다. 고등학교 4곳과 중학교 2곳이 관련됐는데, 대전시는 한 고등학교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공개했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가까이 몰려다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전지부는 “학교는 학교대로, 학원은 학원대로 방심했다”면서 확진된 학생들이 오후 10시까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거나 문제가 된 학원이 자정까지 운영했던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마스크만 착용하면 학교가 가장 안전하다’는 잘못된 믿음부터 버리고 학원 및 교습소에 대한 철저한 행정지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슬슬 ‘턱스크’ 내리는 고교생들…“일일이 통제 어려워”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학교 책임자 등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부족한 인력으로 많은 학생을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교육부는 지난달 18일 유·초·중·고에 방역·생활지도 인력 4만3000여명을 배치했다고 하지만, 학생 100~200명당 1명 수준인 데다 이마저도 지원받지 못한 학교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고등학생은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답답함이 큰 데다 통제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담임교사 A씨는 “수업시간에도 눈 돌려 보면 갑자기 마스크를 벗고 있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면서도 “학생 수가 많다 보니 턱스크·코스크 등을 한 명 한 명 통제하기 힘들고, 학생들도 마스크를 오래 쓰고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학교에는 방역 인력이 지원되지 않아 담임교사가 조·종례 때 책상 소독과 환기를 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원·교습소 이용 시 마스크 착용, 교직원들의 학교 밖 사모임·동아리 활동 자제, 방역수칙에 대한 지속·반복적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각 학교에 협조를 요구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 조 과장은 “대전 고교 관련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개인 방역수칙의 부족한 부분 등을 찾아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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