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남편 필립공 별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31호 13면

지난 2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의 모습. [A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에든버러 공작)이 9일 별세했다. 99세. 버킹엄궁은 “여왕께서 사랑하는 남편인 필립공의 죽음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며 “필립공이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74년간 ‘여왕의 남자’로 동고동락 #존슨 총리 “전 세계 큰 사랑받아”

필립공은 지난 2월 감염증 치료차 입원해 심장 수술까지 받은 뒤 지난달 중순 퇴원했지만 오는 6월 100세 생일을 두 달여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1947년 엘리자베스 2세와 결혼한 뒤 74년간 여왕의 곁을 지켜온 그는 슬하에 찰스 왕세자 등 자녀 4명과 윌리엄 왕자 등 손주 2명, 증손주 10명을 뒀다.

그는 1921년 6월 10일 그리스 코르푸섬에서 그리스와 덴마크 왕자였던 부친과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후손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여왕과 처음 만난 것은 1939년 7월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에서였다. 아버지 조지 6세를 따라 시찰을 나온 당시 13세의 공주는 훤칠한 18세 사관후보생 필립공에게 호감을 가졌다. 필립공이 영국 해군에 입대한 뒤에도 이들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애정을 키웠고 결국 8년 만에 결혼에 성공했다.

필립공은 결혼을 위해 그리스 왕위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고 영국인으로 귀화했으며 성도 영국식인 ‘마운트배튼’으로 바꿨다. 종교 역시 그리스정교회에서 성공회로 개종했다. 그는 1997년 결혼 50주년 금혼식에서 “내가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결코 여왕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왕도 “그는 모든 세월 동안 나의 힘이었고 의지처였다”고 화답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필립공은 비범한 삶을 살았으며 영국과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고 추모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