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펀드, 도시바 인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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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일본의 에너지·인프라 기업인 도시바 인수를 추진한다.

여기어때 인수했던 CVC캐피털 #원전사업 포함돼 논란 커질 듯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7일 영국계 투자펀드인 CVC캐피털파트너스가 도시바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CVC캐피털은 최근 도시바 경영진에 지분 100% 인수를 제안했다.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6일 종가 기준으로 1조7437억 엔(약 17조7000억원)이다. CVC캐피털 측이 제시한 인수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포함해 2조3000억 엔(약 23조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CVC캐피털은 도시바 주식을 공개 매입한 뒤 상장 폐지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 이사회가 ‘상장 폐지 제안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닛케이의 보도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7일 오전 도시바 주식의 매매를 일시 정지했다. 주식 공개 매입 관련 보도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만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원자력발전 사업을 하는 도시바를 외국 자본이 인수하는 것에 대해 일본 내에서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CVC캐피털이 도시바를 인수하려면 일본 경제산업성의 동의와 재무성의 사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도시바 지분은 골드만삭스(7.4%) 등 해외 금융·투자기관이 62.7%, 다이이치생명(2.5%) 등 일본 금융기업이 13.4%를 각각 보유 중이다. 개인주주 비율은 20.2%다. 도시바 인수를 추진 중인 CVC캐피털은 전 세계 23개국에서 1178억 달러(약 132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9년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인수하기도 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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