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혈전 논란' AZ, 60세 미만 접종 보류…보건교사 접종도 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하기로 한 특수교육ㆍ보육교사, 보건교사와 어린이집 간호인력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잠정 연기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60세 미만 대상자들에 대한 접종도 AZ 백신은 일단 보류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AZ 백신을 맞고 특이 혈전이 발생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에 대한 유럽의약품청(EMA)의 검토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접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7일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이어지는 EMA 총회에서 AZ 백신과 일부 특이 혈전 발생 간 연관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확인하고 접종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8~9일 접종 예정이던14만2000명 접종 연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 예방접종위원회 전문가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 예방접종위원회 전문가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오는 8~9일 당장 접종을 앞두었던 대상자는 ▶특수교육 종사자 및 유ㆍ초중등 보건교사는 4만9000명, ▶장애아 전문ㆍ통합 어린이집 교직원 및 간호인력 1만5000명 ▶장애인 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6만3000명 ▶노인 요양 공동생활가정 입소자 및 종사자 2만7000명 ▶결핵 및 한센인 거주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400명 ▶노숙인 거주 및 이용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1만8000명 ▶교정시설 등 종사자 2만명 등 19만2000여명에 이른다. 이중 백신 접종에 동의한 14만2000여명에 대한 접종이 8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전면 연기된 것이다.

추진단은 여기에 더해 현재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대상의 경우 60세 미만 접종자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접종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AZ 백신을 맞고 있는 대상은 요양병원ㆍ시설 종사자와 입소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역학조사ㆍ검역 요원ㆍ119 구급대 등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들이다. 접종이 중단되는 인원은 3만8000여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실시한 조치로 EMA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MA 총회 결과 나오기 전 선제적 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비상이 걸린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어르신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초비상이 걸린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어르신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전날만 해도 방역 당국은 EMA 총회 결과를 확인한 뒤 백신 관련 전문가와 혈전 관련 전문자문단, 그리고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를 거쳐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EMA 고위관계자가 백신과 혈전 간 인과성을 시사하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사정이 심각해지자 선제적으로 접종 연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AZ 백신 접종 뒤 혈전증을 진단받은 사례가 1건 추가로 나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혈전증이 보고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AZ 백신 접종을 한 국내 20대 여성 환자의 다리와 폐에서 혈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17일 AZ 백신을 맞았으며 12일 뒤인 같은 달 29일 증상이 발생했다. 추진단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백신 완전 중단은 아냐”

마상혁 한국백신학회 부회장은 “불안감이 큰 만큼 잠시 접종 중단하고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백신 안전성을 확인하고 접종을 이어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한시적 보류  결정을 내린 건 아예 AZ 백신을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일단 우려가 있고 EMA 결과도 나올 것이니 보류하자는 의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도 AZ 백신 접종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AZ 백신이 문제가 있어서 접종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에서 젊은 층에 혈전증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이어지니까 안전성이 확인될까지 잠정 중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올 2분기에 백신을 접종받을 인원은 1150만3400명으로, 이 중 770만5400명이 AZ백신을 맞을 예정이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