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사망원인 1위인 심장병. 하지만 15년 후인 2020년께엔 전 세계 인류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키는 성인 심장병은 동맥경화로 좁아진 심장 혈관에 혈전(피떡)이 생기면서 혈관을 막는 병. 자칫 심장마비를 일으켜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3~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05년 유럽심장학회'에서 소개된 성인 심장병 극복의 지름길을 알아본다.
◆ 여성 심장병에 주목하자=유럽.미국 등 선진국 여성의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심장병이다. 유럽 심혈관질환 예방위원회 이언 그레이엄 회장은 "유럽 여성 사망원인의 40%가 심혈관 질환인데 이는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두 배 이상"이라며 "협심증.심근경색증과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여성이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여성의 10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한 4855명(남자 3446명, 여자 1209명)의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시기가 평균 10년 늦지만 일단 심장병이 생기면 1년 후 심장 발작이 생길 확률이 남성은 24%인데 비해 여성은 42%나 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심혈관질환=남성 질환'이란 오해가 있는 데다 기존의 심장병 연구도 남성 환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 따라서 의사들조차 여성이 심장질환을 호소할 때 이를 의심해 진단.치료하는 일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대 캐롤라인 다리 박사는 "심장병에 걸렸을 때 이를 의심하고 확진을 위해 심도자술을 받는 여성이 남성의 60%에 불과하며, 심혈관 수술을 받는 경우도 남성의 56%"라고 들려줬다.
◆ LDL 콜레스테롤을 낮춰라=LDL 콜레스테롤은 심장병을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영국 글래스고 왕립병원 스튜어트 코베 박사는 "심장병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스타틴 계통의 약물을 사용한 결과 LDL콜레스테롤 수치 평균이 77㎎/㎗인 그룹은 101㎎/㎗ 그룹에 비해 심장 발작 위험성이 22%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심장질환이 있을 땐 10년 내 심장발작 위험이 20% 이상이므로 스타틴 계통의 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70㎎/㎗ 이하로 낮출 것"을 강조했다.
특히 지금 심장병이 없더라도 비만.고지혈증.고혈압.당뇨.흡연 등 위험인자가 두가지 이상 있을 땐 가급적 LDL 콜레스테롤은 100㎎/㎗ 이하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스타틴 계통의 약물 치료를 적극 권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항염 효과. 즉 동맥경화가 일어난 심장혈관의 내피세포에서 일어나는 염증을 막아준다. 염증을 방치하면 염증 부위의 조직과 혈전이 떨어져 나와 심장혈관을 막기 때문. 독일 울름대 내과 볼프강 코니히 교수는 "당뇨병 환자에게 스타틴 제제(로수바스타틴)을 투여한 결과 투여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염증상태를 알리는 혈중 CRP 단백질이 40%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 혈압.혈당.비만을 동시에 치료하자=심장병은 심장혈관 이상만으로 오는 병은 아니다. 비만.고지혈증.고혈압.당뇨.흡연 등 위험인자가 서로 심장병 위험도를 증폭시켜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병들을 제각기 치료하기보단 한꺼번에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학회에 참석한 서울대 의대 심장내과 오병희 교수는 "협심증.심장 발작 등을 예방하기 위해선 새롭고 다양한 약제를 적극 활용해 환자 개인 상태에 따른 맞춤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장병 이렇게 예방하자
-금연한다
-신체 활동량을 극대화한다(유산소 운동을 이틀에 한 번, 하루 30분 이상)
-고기 등 동물성 기름을 멀리하고 채식.생선.식물성 기름 위주로 먹는다
-자신의 키에 맞는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정상 혈압을 유지한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한다
-LDL 콜레스테롤 정상수치를 유지한다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한다
-콜레스테롤.혈압.혈당 등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면 적극적인 약물 치료(예방약 포함)를 받는다
-심장병 환자 직계 가족은 정기적인 심장검진을 받는다
자료: 유럽심장병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