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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건강 미인! 비결 귀띔 좀? '웃음 운동'하지요

중앙일보

입력

무덥고 눅눅해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계절에 땀을 흘리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바로 '내장 마사지'로 통하는 웃음이다. 웃음은 흔히 '멈춘 상태에서 하는 운동'에 비유된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몸 안에 운동장 하나를 들여놓는 것이다.

한바탕 크게 웃으면 몸 속의 650개 근육 가운데 231개가 움직인다는 연구가 있다.

웃음은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 때로는 유머 한마디가 분노.불안.공포를 사라지게 한다. 그래서 '일소일소(一笑一少)'라고 하지 않았는가.

▶ 웃음은 운동이다

한 번에 5초씩 100번 웃는다고 해도 8분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정도면 힘든 운동의 하나인 노 젓기를 10분 하는 것과 버금가는 운동 효과를 얻는다.

온화한 미소도 얼굴.목.어깨의 근육을 적당히 자극한다. 이보다 웃음의 강도가 커지면 갈비뼈 사이의 근육.복근.횡격막 등 호흡과 관련된 근육이 동원된다. 온몸을 쥐어짜듯 뒹굴면서 '경련성' 웃음을 터뜨리면 거의 모든 근육이 운동한다. 웃음은 내장까지 움직여 뱃살을 빼는 효과도 있다.

혈압이 오를까봐, 심장에 부담을 줄까봐 웃기를 꺼리는 고혈압.심장병 환자도 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혈압의 상승 정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웃기를 중단하면 혈압은 순간적으로 떨어진다. 오히려 평소 혈압보다 더 낮아진다. 웃다가 심장마비에 걸렸다는 사람은 없다.

▶▶ 웃으면 면역력 높아져

뇌의 중심부엔 감정.자율신경.면역력을 담당하는 간뇌가 있다. 웃으면 간뇌의 세 가지 기능이 모두 강화된다. 감정이 좋아지면 면역력이 증강되고, 감정이 상하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아드레날린.노르아드레날린.코티솔 등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도 감소된다.

관동대 명지병원 정신과 이준석 교수는 "웃음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강화한다"며 "자주 웃으면 세균.바이러스성 감염은 물론 우울증.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에선 웃음이 혈액 속의 자연살해세포(NK 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결과(오사카대)가 나왔다. NK 세포는 면역력을 높여 주며,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웃음은 통증을 줄여 주기도 한다. 웃는 동안 자연의 진통제로 알려진 엔돌핀이 몸 안에 다량 분비되기 때문이다.

▶▶▶ 잘 웃으려면

한국웃음연구소 임승균 실장은 "건강한 삶을 살려면 매일 적어도 100번은 웃어야 한다"며 "주변의 눈치를 보지 말고 크게, 길게, 온몸으로 웃어야 진짜 운동이 된다"고 강조한다.

잘 웃으려면 입을 크게 벌리고 천장을 보면서 소리내어 웃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선 '최불암 웃음법'(소리내지 않고 웃는 최씨의 웃음을 본뜬 것)도 해 볼 만하다. 별로 웃을 일이 없으면 웃는 표정이라도 지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의도적이거나 부정적인 웃음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뿐이다. 비웃음, 냉소, 아첨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웃음, 간지럼에 의한 웃음이 여기에 해당한다.

▶▶▶▶ 환자에겐 '웃음 요법'

병원.보육원.요양원.양로원 등 자칫 분위기가 삭막하고 침울해지기 쉬운 곳에서 웃음 치료는 진가를 발휘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상일 교수는 "웃음은 환자에게 질병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준다"며 "잘 웃는 환자일수록 활동량이 많고 치료에 더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해외에선 '웃음 요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550여 개 병원에선 '간호사 웃음부대'가 활동 중이다. 광대 차림의 간호사들이 병실을 돌면서 환자에게 약.주사 대신 웃음을 선사하는 것. 일본에서도 병원이 주최하는 유머대회가 수시로 열린다.

국내의 경우 아픈 어린이에게 웃음을 안겨줘 치료 의지를 도우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한국로슈진단.삼성에버랜드.삼성카드.KT.LG전자.갈더마코리아.롯데월드 등이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연다.

*** 폐 속 나쁜 공기 화농성 분비물 웃음으로 날려 봐

웃음은 호흡의 일종이다. 일상적인 숨쉬기와 마찬가지로 웃을 때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웃음은 숨을 내쉬는 시간이 길고 강도가 세다는 점에서 일반 호흡과는 다르다. 한바탕 크게 웃으면 몸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보다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공기의 양이 훨씬 많아진다. 이 순간 폐 속에 남아 있던 공기(습기가 높아 각종 병원균이 증식할 위험이 크다)는 물론 기관지염.폐기종.흡연 등으로 인해 생긴 화농성 분비물 등 유해물질이 함께 배출된다. 건강에 좋은 자연스러운 웃음은 오른쪽 뇌의 지배를 받지만, 나쁜 웃음은 왼쪽 뇌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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