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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중대구상이 朴 사퇴? 野 발상 후안무치…吳 사퇴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인 진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오 후보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모습.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인 진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오 후보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1

“저는 전략을 기획하는 사람으로서 오세훈 후보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중대한 구상을 갖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글이다. 전날 국회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장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 직후 “중대 결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진 의원은 이틀째 ‘중대 구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캠프에서 논의하고 결정되면 실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오 후보를 향해 재차 “(내곡동 투기 의혹 관련)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진 본부장은 이날 “중대 결심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오 후보의 입장 표명”이라며 “오 후보는 자신의 이해충돌 의혹과 거짓말에 대해 솔직하게 사죄하고, 자신의 공언처럼 사퇴하라는 요구에 대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대 결심’ 발언에 해석 분분

진 의원이 캠프 차원의 ‘중대 결심’을 처음 언급한 건 전날 국회에서 열린 오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 직후였다. 진 의원은 “오 후보가 본인 입으로 결백을 주장했지만, (TBS 라디오 인터뷰 등으로) 허위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렇다면 본인이 공언한 대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나, 상황에 따라 중대 결심을 배제할 수 없단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말했다.

중대 결심이 무엇인지를 묻는 말에 진 의원은 “두고 보시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이 발언은 적잖은 파문을 가져왔다. 특히 야권에선 이 발언을 박 후보의 거취와 연결짓는 해석까지 나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전날 “민주당의 중대 결심이니 오 후보가 할 건 아닐 거고, 설마 박영선 후보의 전격 사퇴? 그러나 그건 우리 당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어차피 대패해 망신당하기보다는 바둑판 자체를 엎어버리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에 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런 추측과 선을 그었다. 진 의원은 “다만 한 가지, 박영선 후보 사퇴설을 내뱉는 그 발상의 황당무계함과 후안무치함을 명확히 지적해 둔다”“사퇴해야 할 사람은 오 후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박 후보 캠프 관계자 역시 “중대 결심이 어떻게 아무런 하자가 없는 집권 여당 후보의 중도 사퇴로 해석될 수 있냐.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강동구 천호공원에서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서울 강동구 천호공원에서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리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사전 소통 있던 것 아니다” 

한편, 박 후보는 전날 진 의원의 ‘중대 결심’ 발언에 대해 “저하고 사전에 소통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청년기업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녁에 물어보니 나름대로 이런저런 안을 갖고 있었다”며 “대략 세 가지 안을 갖고 현재 의원단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 저와는 사전에 논의가 있던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권 내부에선 민주당이 오 후보의 내곡동 투기 의혹에 대한 검찰 고발이나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 후보가 내곡동 토지 측량에 갔다는 제보자 진술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오 후보에 대한 검증 수위를 높이는 게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오세훈 후보는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부인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와 함께 사전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의혹 제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중대 결심’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특별히 관심 없다”고 덧붙였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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