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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에 한 번씩 보너스…분기배당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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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뉴스1]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뉴스1]

국내 증시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상장사가 잇따른다. 1년 치 배당금을 4분의 1씩 쪼개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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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신한금융지주·씨젠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신설했다. 이로써 분기배당을 하는 상장사는 기존의 삼성전자·포스코 등을 포함해 여덟 곳으로 늘었다. 아직 국내 상장사들은 1년에 한 번씩 기말배당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에선 S&P500 지수에 속한 500개 기업 중 80%가량이 분기배당을 하고 있다. 예컨대 JP모건은 1·4·7·10월 배당금을 지급한다. 버라이즌과 모건스탠리는 각각 2·5·8·11월에 배당금을 나눠준다. 매달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는 상장사도 있다.

주식 투자자의 입장에선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말(연간)배당보다 분기배당이 유리하다. 그래서 분기배당은 주주친화 정책의 하나로 꼽힌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기배당 도입은 주주들에게 안정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간·분기배당으로 주당 1062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결산을 마친 뒤 기말 배당금으로는 1932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중간배당을 포함한 시가 배당률은 4%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식 100만원어치를 가진 투자자라면 4만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배당금으로 주당 1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중간배당으로 지급한 금액(1000원)을 포함한다. SK텔레콤이 공시한 시가배당률은 4.1%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미 분기배당을 도입한 상장사 다섯 곳을 대상으로 분기배당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들 기업이 처음 중간배당을 했을 때를 기준으로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31.3%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분기별로 안정적으로 배당이 나오면 개인은 은행 예·적금을 분기배당 주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현재 분기배당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배당률(배당 수익률)이 은행 이자율보다 높다”고 말했다. 은행 예·적금에서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던 개인 투자자들이 배당 수익률이 높으면서 분기배당을 하는 주식을 골라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과 달리 배당주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하락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기업 실적과 주가 흐름에 따라 배당 수익률이 들쭉날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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