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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아, 물 더 마셔라!

중앙일보

입력

더운 날씨에 운동할 때는 수분 섭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땀을 뻘뻘 흘리고 운동을 하는데도 수분 공급을 소홀히 하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혈액이 끈적해진다. 이는 심장에 부담을 주고 근육으로의 산소.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땀을 통해 체내 수분이 체중의 1~2% 이상 빠져 나가면 탈수 현상이 나타난다. 갈증, 피로, 두통, 입 마름, 소변량 감소, 근육 쇠약, 어지러움, 구역질, 체온 상승 등이 주증상이다. 그런데도 일반인은 물론 프로 선수들도 적절한 수분 섭취의 중요성과 요령을 잘 모르는 것이 현실. 건강한 운동을 위한 현명한 수분 섭취법을 알아보자.

◆ 흘린 땀의 150%를 보충해라=스페인의 명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도 수분 섭취를 소홀히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험 결과 90분간의 트레이닝으로 평균 2.19ℓ의 땀을 쏟아냈지만 훈련 도중 이들이 섭취한 수분량은 0.97ℓ였다. 땀으로 손실된 수분의 45%를 보충하는 데 그친 것이다.

FC서울 선수들이 훈련 도중 마시는 수분은 이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11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실시된 훈련 중 선수들의 수분 섭취량은 0.4ℓ. 땀으로 방출한 수분량(1.4ℓ)의 27.4%에 불과했다. '땀 테스트'를 주관한 게토레이 스포츠과학연구소(GSSI) 샤오카이 쉬 박사는 "일반인은 보통 흘린 땀의 45~50%를 음료로 보충한다"며 "운동을 통해 배출되는 땀의 1.5배를 음료로 보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 '운동 중 물 마시면 안 된다'는 미신="일반인은 물론 프로 선수들도 막연하게 운동 중 물을 마시면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세종대 체육학과 이용수 교수). 그러나 이는 심리적인 것일 뿐 실제론 정반대다. 이 교수는 "축구 선수의 경우 더운 날씨에 90분간 약 3ℓ의 땀(수분과 전해질 포함)을 흘리게 되며, 이는 신체적.지적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경기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은 혈액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근육으로 공급되는 혈액(산소와 에너지원)이 줄어들어 운동 능력이 저하된다. 노폐물과 피로 유발 물질은 근육에 더 많이 쌓인다.

◆ 체내 수분 상태부터 점검해라=운동 전에 이미 탈수 상태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냉각수가 없는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당연히 과열(열사병이나 심각한 탈수 상태) 위험이 높아진다.

운동 전에 자신의 체내 수분 상태를 파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소변 색깔과 양을 확인하는 것이다. GSSI 크레이크 홀스윌 박사는 "소변 색이 사과주스처럼 짙은 황색이고 양이 적으면 이미 탈수 상태이므로 운동 시작 전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비해 소변량이 많고 밝은 레모네이드색이면 체내 수분량이 충분하다는 의미라는 것.

운동 전후의 체중을 재보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으로 체내 수분이 얼마나 빠져나갔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 갈증을 느끼기 전에 마셔라=FC서울의 박주영 선수는 "운동이나 훈련 중 갈증이 나면 음료수를 마신다"고 말했다. 그는 갈증을 "수분을 보충하라"는 첫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갈증은 의외로 둔한 감각이다. 갈증을 느끼면 몸은 이미 탈수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목마름을 느끼기 전에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갈증 감각이 현저히 떨어지는 노인은 더욱 그렇다.운동하기 2~3시간 전에 음료를 2~3컵(한컵은 약 0.2ℓ) 마시고, 운동중엔 15분마다 한 컵씩, 운동을 마친 뒤엔 그 자리에서 2~4컵 더 마시는 것이 좋다. 이때 물을 들이켜면 바로 갈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몸에 필요한 만큼의 수분이 보충되지 않기도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프로 선수들은 물 대신 갈증도 해소하고 에너지도 보충할 수 있는 스포츠 음료를 주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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