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잠수교 노란 쪽지' 아들 찾았지만…"막둥이 하늘나라 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일 잠수교에 차를 세워두고 사라진 김씨의 시신이 동작대교 밑 한강에서 발견됐다. 권혜림 기자

지난 7일 잠수교에 차를 세워두고 사라진 김씨의 시신이 동작대교 밑 한강에서 발견됐다. 권혜림 기자

최근 아들을 애타게 찾는 '잠수교 노란 쪽지'로 사연이 알려진 김성훈(25)씨의 시신이 한강에서 발견됐다. 실종된 지 17일 만이다.

25일 서초경찰서는 "한강순찰대에서 범위 넓혀가면서 수색을 하던 중 어제 오전 11시쯤 김씨의 시신이 동작대교 밑 한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동작대교는 김씨가 차량을 세워둔 잠수교로부터 2㎞가량 떨어져 있다. 시신에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부검 없이 유족에게 인계돼 장례가 치러질 예정이다.

김씨의 누나는 김씨의 실종 관련 글을 올렸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24일 오전 11시 40분쯤 아빠에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었다"며 "서울 가서 확인해 보니 우리 성훈이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건지 우리 막둥이 많이 상해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성훈이 데리고 해남으로 간다"며 "부모님께선 우리 아들 배 많이 고팠을 거라고 맛있는 거 많이 차려줘야 한다고 어서 가자 성훈아 하시며 계속 우신다. 마음이 찢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성훈이가 실종되고 난 후 제 가족처럼 같이 찾아주시고 걱정해주시고 위로해주시며 또 저희가 혹여 흔들릴까 잘 잡아주시던 분들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7일 잠수교에 차량을 세워두고 사라졌다. 장기간 방치된 차량을 이상하게 여긴 시민이 12일 경찰에 신고해 처음 수색에 돌입했다. 차량 뒷좌석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남아있었으며, 블랙박스는 잠수교 진입 이후로 끊긴 상태였다. 차량에 있던 휴대폰에서는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1분짜리 동영상도 발견됐다. 소식을 듣고 해남에서 상경한 가족들은 잠수교 난간에 김씨를 찾는 '노란 포스트잇' 붙이면서 김씨의 사연이 알려졌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