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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 강하면…모유 더 잘 나와요

중앙일보

입력

"인유(모유)가 오장(五臟)을 보(補)하고 오래 살게 한다."

400여년 전 '동의보감'에 기록된 말이다. 예부터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기와 엄마의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한국 땅에서 태어난 아기가 모유를 먹고 자랄 가능성은 6.5%에 불과하다(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2002년 조사). 젖이 부족하다, 아기가 잘 빨지 않는다, 통증.젖몸살이 심하다, 가슴이 처진다…. 이런저런 이유로 엄마들이 모유 먹이기를 너무 일찍 포기해서다. 출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닭띠 해, 엄마의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 호르몬을 깨우자=모유가 나오도록 하려면 프로락틴과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깨워야 한다. '모성애 호르몬'으로 불리는 프로락틴은 낮보다 밤에 더 많이 나온다. 저녁 늦게 젖을 먹이면 젖의 양이 넉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스트레스 감소 호르몬'으로 통하는 옥시토신은 엄마의 사고.감정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엄마가 아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거나 아기가 우는 것을 들었을 때 젖이 나온다. 반면 엄마가 걱정.불안.통증을 느끼거나 당황하면 옥시토신 분비가 줄어들어 젖도 잘 나오지 않는다.

◆ 자주 젖을 물리자=아기가 젖을 더 자주, 오래 빨도록 해야 한다. 젖은 유축기나 손으로 짜면 조금 나오지만 아기가 직접 빨면 많이 나온다.

강남차병원 고향아(국제 모유 수유 전문가)수간호사는 "엄마의 유방은 아기가 필요한 만큼의 젖을 공급하게 돼있다"며 "쌍둥이를 낳아 둘이 젖을 빨면 두 아기가 필요로 하는 양의 젖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모유는 마치 샘물처럼 자주 퍼내면 많이 나오고 오래 방치하면 마르게 된다는 것이다. 신생아에겐 하루 보통 8 ~12번(한번에 10 ~15분) 젖을 먹이는 것이 적당하다.

◆ 낳자마자 먹이자=아기를 낳자마자 30분 이내에 젖을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 3 ~4개월간 엄마 젖만 먹은 아기는 젖병을 잘 물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생후 첫 2주 동안 아기에게 젖병을 사용하면 모유가 풍부해도 대부분의 아기는 엄마 젖을 물지 않는다. 젖병을 빠는 아기 10명 중 9명은 한달 안에 유두 혼동을 경험, 엄마 젖을 잘 빨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실 박선자 수간호사는 "아기가 엄마 젖을 다시 빨도록 하기 위해 모유 수유 보충기를 쓰거나 검지로 아기의 혀를 운동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 젖 짜는 기구는 피하자=유축기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유축기로 짜면 젖 분비량이 줄고 유방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젖몸살이 생겨 유방이 딱딱해지거나 혈액.림프액이 몰리면서 젖이 잘 나오지 않기도 한다.

◆ 안 되면 약도 방법=메토크로플로마이드.돔페리돈 등 젖이 돌게 하는 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과 김영훈 교수). 특히 돔페리돈은 프로락틴이 잘 분비되지 않는 산모에게 효과적이며 아기에게도 안전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선 젖이 모자라는 원인이 엄마의 스트레스와 나쁜 영양.건강 상태에 있다고 보고 보약을 주로 처방한다.

◆아기에게

-완벽한 영양분 제공

-아기의 면역체계 발달을 돕는 물질 전달

-정서적 욕구 만족

-여자 아기가 자라서 유방암에 걸릴 위험 감소

-지능지수(IQ)와 관련 있음

-운동능력이 잘 발달됨

-비만이 될 위험 감소

-분유보다 소화가 잘 됨

-천연의 진통제

◆엄마에게

-출산 뒤 자궁 퇴축

-출산 뒤 출혈 방지, 체중 감소

-혈당 안정

-임신성 당뇨병이 2형(성인형) 당뇨병으로 발전할 위험 감소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골다공증 위험 감소

-폐경기 이전 유방암 감소

-자궁내막염.난소암.자궁내막암 발생 위험 감소

***모유의 속설과 진실

▶젖이 부족하면 더 많이 먹어야 한다 → 며칠간 저열량 식사를 해도 분비량은 거의 변치 않는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 평소처럼 갈증 날 때 마시면 된다

▶모유를 먹이는 동안 술을 마셔선 안 된다 → 산모가 술을 마셔도 젖 속의 알코올량은 극히 적다

▶유두에서 피가 나오면 모유를 먹일 수 없다 → 아기가 더 토할 수는 있지만 모유 먹이기를 포기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작은 유방은 큰 유방보다 젖이 덜 나온다 → 과학적 근거 없음

▶다시 임신한 산모는 모유 먹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 계속 할 수 있다

▶설사하는 아기는 모유를 먹어선 안 된다 → 모유가 오히려 효과적이다

▶쌍둥이에겐 모유 수유를 포기해야 한다 → 세쌍둥이도 모유만으로 키울 수 있다

▶3 ~ 4세까지 모유를 먹은 아이는 비정상적이고 지나치게 의존적이다 → 늦게까지 모유를 먹은 아이의 정서가 더 안정적이고 독립적이다

▶아기가 며칠 ~ 몇주간 젖을 먹지 않으면 산모의 젖이 상한다 → 모유는 여전히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산모가 머리를 염색하거나 파마한 뒤 모유를 먹여선 안 된다 → 과학적 근거 없음

자료=한국모유수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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