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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두고 "부동산 적폐"→"누적된 관행"···일주일만에 말바뀐 文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로서는 매우 면목 없는 일이 되었지만 우리 사회가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적폐” 대신 “누적된 관행”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개발과 성장의 그늘에서 자라온 부동산 부패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쉽지 않은 기회”라며 “오랫동안 누적된 관행과 부를 축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청산하고 개혁하는 일인 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부동산 투기 등을 “부동산 적폐”라고 지칭했다. 야권에선 ‘적폐’라는 단어를 두고 “또 과거 정부 탓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은 ‘적폐’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개발과 성장의 그늘”, “오랫동안 누적된 관행”이라면서 부동산 투기가 현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 정면으로 부딪쳐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더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해 어차피 건너야 할 강이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는 각오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본 아파트. 연합뉴스

21일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본 아파트. 연합뉴스

주택가격에 대해선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그 추세를 이어가고, 국민들의 주택공급 기대감에 부응할 수 있도록 후속 입법과 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 건수가 1월에는 전체 물량의 18.0%에 불과했지만 2월에는 24.9%, 3월에는 38.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경기 진작책 준비”

문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에 대해 “저와 제 아내도 오는 6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내일(2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며 “국민들께서도 백신의 안전성에 조금도 의심을 품지 마시고 접종 순서가 되는 대로 접종에 응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분기에는 접종 대상을 대폭 늘려 상반기 중에 1200만명 이상의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했다.

18일 서울 양천구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에서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65세 미만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양천구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에서 양천구 보건소 의료진이 65세 미만 센터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방문 접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경제 상황에 대해선 “수출과 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고 강하게, 경제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백신 접종이 진척되고, 방역 상황이 보다 안정될 경우 본격적인 경기 진작책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5차 재난지원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위로 지원금, 국민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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