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총리는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주재로 열린 통일외교안보 관계장관회의 때까지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영탁(李永鐸) 국무조정실장은 "여러 장관이 참석한 자리라 그런 얘기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으며 대통령도 전혀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高총리는 이날 盧대통령과의 오찬 때에야 "사전에 상의를 안해 죄송하다"는 말을 처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후 高총리는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高총리는 이날 밤 총리공관에서 각계 원로들을 초청, 재신임 발언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이세중 변호사, 송월주 스님, 강원룡 목사, 김수환 추기경, 박영숙 한국여성기금이사장, 남덕우 전 총리, 이현재 전 총리 등 7명이 참석했다.
한편 총리실은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켜켜이 쌓여있는 국정현안들이 제대로 처리될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무조정실 고위 관계자는 "가장 먼저 경제가 걱정된다"며 "경제는 정치적 리더십이 확고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큰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한 국장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세계무역기구(WTO)농업개방, 사패산터널 노선과 부안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문제 등 국정현안이 줄줄이 걸려있는데 대통령 재신임 발언으로 처리가 더뎌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