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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땡볕에 화끈… 물집… 약보다 찬물로 식혀야

중앙일보

입력

여름철 피부건강 관리의 핵심은 햇볕을 피하는 것. 무심코 맨살을 노출했다간 화상을 입기 일쑤다. 휴가철을 맞이해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광(日光)화상과 햇볕 알레르기에 대해 알아본다.

◆ 일광 화상… 하루 지난뒤 악화, 찬 공기 이용 냉매치료 효과 좋아
햇볕 속에 포함된 자외선이 화상의 주범. 중요한 것은 뜨거운 물에 데는 화상과 달리 일광 화상은 노출 즉시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

태양에 노출된 지 4~6시간 정도 지난 뒤 벌겋게 붓고 화끈거리는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24시간이 지나서야 최고조에 달한다. 따라서 노출 당시 피부에 별 탈이 없다고 방심했다간 하루 정도 지난 뒤 물집이 생기는 큰 화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일광 화상이 나타나면 연고나 바셀린 등 무엇을 바르기보다 일단 찬 물로 자주 식혀주는 것이 최선이다. 옷에 물이 묻어 불편하다면 종이컵을 이용한 방법을 알아두면 편리하다. 종이컵에 물을 넣고 냉장고에서 얼린 뒤 화상부위에 돌려가며 식혀준다. 얼음을 넣은 비닐 랩으로 식혀주는 것도 좋다.

감자와 오이를 으깨어 발라주는 것도 좋으며, 피부껍질은 억지로 벗기지 말아야 한다. 심한 경우라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앤미 피부과 이상협원장은 "염증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 아스피린이나 스테로이드.항 히스타민제 등 처방이 필요하며 찬 공기를 이용한 냉매치료도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냉매치료란 영하 30도의 찬 공기를 화상 부위에 직접 쏘아 열기를 식혀주는 치료법.

◆ 햇볕 알레르기
집먼지 진드기가 천식을 유발하듯 햇볕도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피부가 햇볕에 노출되면 이내 화끈거리며 따갑고 벌건 발진과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부인 한네로레 여사가 자살한 이유도 햇볕 알레르기를 비관해서다. 한네로레 여사는 극심한 햇볕 알레르기로 대낮엔 일절 외출을 삼가고 밤에만 바깥에 나와 걷기 등 운동을 해야했다.

실내 조명에도 피부가 자극돼 가능한 어둡게 지냈으며 사방에 커튼을 두르고 지냈다는 것. 병세가 악화한 최근 몇 개월 동안 온종일 암실에 갇혀 지내다시피해온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네로레 여사의 햇볕 알레르기를 페니실린 탓으로 보고 있다. 93년 페니실린 치료를 받은 그녀의 몸에 햇볕 자외선에 과민반응하는 면역물질이 생겼기 때문이란 것.

서울대 의대 피부과 윤재일 교수는 "항생제나 이뇨제 등 흔히 사용하는 약물 가운데 환자의 체질에 따라 드물지만 햇볕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며 "이 경우 약물투여를 중단해도 수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고 말했다.

문제는 누구에게 햇볕 알레르기가 생기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 원인도 명확하지 않고 치료법도 없다. 현재로선 약물복용 후 햇빛을 쪼일 때 평소와 달리 피부가 따끔거리고 벌겋게 된다면 알레르기가 생긴 것으로 알고 외출을 삼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

광독성(光毒性)약물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두면 좋다. 대표적인 약물이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 주로 여드름 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테트라사이클린의 경우 복용 후 부작용이 생기면 손과 발.코 등 햇볕에 노출되는 부위부터 피부감각이 이상해지면서 빨간 발진이 생긴다. 복용자의 3% 내외에서 발생한다.

광독성 약물에 의한 증상은 햇볕 알레르기와 비슷하다. 차이점은 햇볕 알레르기와 달리 약을 줄이거나 끊게 되면 증상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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