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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영국대사 “향후 10년 외교 중심축은 인도·태평양…한국도 중국에 맞서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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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이먼 스미스

사이먼 스미스

사이먼 스미스(사진) 주한 영국대사는 18일 “향후 10년 영국 외교정책의 중심축은 인도·태평양”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우리의 세계 동맹국들이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맞서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한 향후 10년간 글로벌 전략(Integrated Review)의 요지를 설명하면서다. 이 보고서는 브렉시트(Brexit) 시대 영국 외교의 청사진이다.

홍콩문제·무역교란 등 우려 표명 #“자유무역·표현자유 옹호 합류를”

스미스 대사는 “중국은 국제사회에 기회이기도 하지만 도전과제”라며 “우리는 중국과 일부러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고, 그런 상황을 원하지도 않지만 만약 우리와 동맹이 공유하는 가치를 중국이 훼손한다면 대가를 치러야 함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국은 예외주의(exceptionalism)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우리와 함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와의 효율적인 협력을 중시하며, 중국과 우리의 관점이 다르다는 사실은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신장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홍콩 문제, 세계 무역 공급망 교란 문제를 적시해 우려를 표했다.

스미스 대사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스탠스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하자 “자유의 가치를 상기했으면 한다. 1980년대 한국과 지금의 한국이 얼마나 다른지는 한국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자유무역부터 표현의 자유 등 자유의 엄청난 가치를 옹호하는 데 한국도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영국은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영국은 의장국 재량으로 초청할 수 있는 게스트 국가로 한국·인도·호주를 골랐다. G7 의제에 대해 스미스 대사는 “기회로서의 중국과 도전으로서의 중국이 모두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중국은 비교적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국가로서 좋은 일뿐 아니라 해로운 일까지 모두 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영국은 핵탄두 보유 한도를 10년 안에 260개로 늘리겠다고 명시했다. 스미스 대사는 “영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제6조(핵 군비 축소 책임 규정)를 준수한다”며 “보고서에서 강조한 것은 (핵탄두) 숫자가 아니라 효율적 핵억지를 위한 최소 수준의 핵무장”이라고 설명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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