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친모, 횡설수설 거짓말…거짓말탐지기도 소용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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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서 숨진 3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지만 DNA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A씨가 1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 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로 지목된 A씨(48·여)에 대해 경찰이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친모 횡설수설해 거짓말탐지기 성과 없어

15일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가 아기를 바꿔치기한 혐의는 물론 자신의 출산 사실까지도 부인하자 거짓말탐지기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은 이 조사에서도 사라진 아이의 행방이나 친부가 누구인지 등에 대해 확인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A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 과정에서 횡설수설해 거짓 여부를 판단하지 못해서다.

경찰은 현재 출생 직후 바꿔치기 된 것으로 보이는 다른 3세 아동의 행방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A씨가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면서 구체적인 경위를 알려주지 않고 있어 수사는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A씨는 지난 11일 구속 직후부터 “(숨진 아이는) 내 딸이 낳은 딸이 맞다”, “나는 딸을 낳은 적이 없다” 등 주장을 하며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수사당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A씨가 자신의 출산 사실은 물론 자세한 범행 경위를 자백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범죄 전문가들은 A씨가 무언가 숨기기 위해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약에 (사라진 딸의 아이가) 사망한 상황이었다면 아이가 출산 중 사망했거나 아파서 사망했거나 이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그런 얘기를 지금 끝까지 안 하고 있다는 거니까 딸의 아이가 지금 어딘가 살아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구미시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돼 B씨(22·여)가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까지만 해도 친모인 B씨가 숨진 여아를 키우다가 재혼 등 이유로 여아를 집에 홀로 남겨두고 떠나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한 달가량이 지난 뒤 경찰의 DNA 검사 결과 B씨가 아닌, 어머니 A씨가 친모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가 딸 B씨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출산한 뒤 딸이 낳은 아이와 몰래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해 지난 11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17일 A씨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구미=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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