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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목욕 공포' 빠진 진주시…사우나발 확진 150명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남도가 진주 '사우나' 관련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도내 목욕탕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연합뉴스

경남도가 진주 '사우나' 관련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도내 목욕탕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연합뉴스

경남 진주에서 사우나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150명을 넘어서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통장 연수와 국제기도원에 이어 이번에는 사우나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진주시가 사실상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15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진주시 상대동 사우나 관련 확진자는 151명이다. 지난 9일 1명을 시작으로 10일 3명, 11일 41명, 12일 48명, 13일 40명, 14일 17명이 나온 데 이어 15일에도 1명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15일 오전 기준으로 진주에서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나온 상황이어서 사우나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6명의 감염경로는 분류 중이다.

해당 사우나의 집단 감염은 지난 9일 해외 출국 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한 확진자의 접촉자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이 확진자의 접촉자 검사에서 가족과 지인 8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 중 3명이 해당 사우나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명 중 1명은 오한과 기침 등 코로나 의심 증세에도 지난 3일부터 8일 사이 사우나를 정기적으로 찾았다는 것이 경남도 설명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 확진자가 지난 5일 의심증상이 있었음에도 엿새 동안 매일 사우나를 이용했다”며 “이로 인해 집단감염으로 이어졌고, 경남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가운데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욕비를 한 달~수개월 단위로 미리 내는 ‘달목욕’ 이용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이용객이 진주 사우나 집단감염의 최초 감염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달목욕은 일정 기간의 목욕탕 이용 요금을 미리 내는 대신 할인을 받는 방식이다. 동네 목욕탕이나 사우나 등에서 달목욕을 끊은 경우 자주 만나게 돼 친분이 쌓이면서 대화를 자주 하거나 가져간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감염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달목욕을 하는 이모(72·여)씨는 “달목욕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시간을 정해 같이 만나 목욕도 하고 목욕 후에는 가져간 음료나 간식 등을 서로 나눠 먹으며 대화도 많이 한다”며 “코로나로 인해 조심하긴 하지만 오래 만난 동네 사람들이 많다 보니 경각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현재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해당 사우나 인근은 인적마저 끊겨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이다. 상대동 자유시장 공영주차장 이용자 수도 지난주 주말 대비 70%가량 감소하는 등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진주에서는 이·통장 연수와 국제기도원 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데 이어 사우나발 무더기 확진이 이어지면서 지역 전체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였다.

진주에 살고 있는 김모(49)씨는 “이·통장 연수와 국제기도원에 이어 이번에 사우나까지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민들의 코로나19 공포감이 크다”며 “대부분의 시민이 외출을 꺼리고 사람들과의 접촉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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