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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위·장 청소는 가을에 해야 효과"

중앙일보

입력

"머리에 밀가루떡을 둥글게 올려 홈을 만든 뒤 그 안으로 20도쯤 되는 참기름을 부었어요."

통증전문의인 포천 중문의대 최윤근 교수는 인도에서 한 의사가 서양인 뇌졸중 환자를 이런 방식으로 치료하는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가슴이나 배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겐 아픈 부위에 참기름을 부었다. "신기한 것은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도에도 태동해 서구의 상류 계층을 매료시킨 아유르베다(ayurveda) 의료의 체험담이다. 미국.유럽.인도에선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빈혈.관절염.기관지 천식.변비.알츠하이머 등 다양한 병을 치료하는 데 활용된다.

한의학과 닮은 점, 차이점

포천중문의대 전세일 대체의학대학원장은 "아유르베다와 한의학 둘 다 질서는 건강, 무질서는 병으로 본다"며 "인체를 소우주로 여겨 삶의 모든 면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의 체질을 분류하는 것도 비슷하다. 한의학은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등 네 체질로 분류하고, 아유르베다는 카파.바타.피타 등 세 체질(도샤)로 나눈다. 체형.성격 등을 보면 자신이 아유르베다의 세 체질 중 어디에 속하는지 대충 알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한 판정은 아유르베다 의사가 환자의 맥박.혀.눈.입술.손톱.소변 등을 면밀하게 살핀 뒤 내려진다.

한국아유르베다연구센터 이영주 연구실장은 "사상체질과는 달리 아유르베다의 세 체질은 한 사람에 모두 들어 있다"며 "그중 가장 우세한 체질이 카파 체질로 밝혀지면 카파 체질은 덜어내고, 나머지 바타.피타 체질을 보충해줌으로써 균형을 맞춘다"고 설명한다.

다섯 가지 독소 제거법, 판카 카르마=아유르베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거나 중화시키는 것이다. 방법은 다섯 가지다. 그래서 판카(5라는 뜻) 카르마(행위)라고 한다. 가천의대 길병원 이성재 교수는 "잠들기 전에 변의(便意)를 촉진하는 차를 따뜻하게 데워 마신다, 코 안에 오일.마늘.고춧가루 등을 집어넣는다, 구토를 한다, 관장을 한다, 죽은 피를 뽑아낸다 등을 시행한다"고 말한다. 피는 대개 거머리를 이용해 뽑는다.

생활 속 아유르베다 실천법

판카 카르마를 시술하는 국내 의료기관은 아직 없다. 일부 기관에서 아유르베다 전문가를 소수 양성하고는 있지만 인도에서처럼 정규 교육(6년제)을 받은 전문가는 없다. 실생활에선 마사지.사우나를 하거나, 음악을 듣고, 보석을 고를 때 아유르베다 건강법을 활용할 수 있다. 아유르베다를 따르는 인도인들은 일생 동안 기름 마사지를 한다. 참기름.콩기름 등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매주 한번꼴로 바른다. 마사지에 쓰는 오일은 체질별로 다르다. 카파 체질은 아미인유, 바타 체질은 세사미오일, 피타 체질은 해바라기유를 쓰는 것이 몸의 독소 제거에 유리하기 때문.

사우나도 체질에 맞게 하도록 권한다. 물(水) 성질이 강한 카파 체질은 건식 사우나, 열성이 강한 바타 체질은 습식 사우나가 이상적이다. '중간'인 피타 체질은 습식 사우나를 하되 온도를 너무 높이지 말고, 장시간 머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웰빙 테라피스트인 '스파데이' 정혜나 원장은 "인체에 무해한 금속인 금.은.동을 녹여 만든 빗으로 젖은 머리를 5~15분 빗어주면 머리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가 배출돼 기억력 감퇴.탈모.만성 두통 등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아유르베다식 사철 건강법

포천중문의대 최윤근 교수는 "가을엔 건조한 바타 기운이 강하다"며 "몸에 기름을 발라주고, 자극성 없는 음식인 죽(특히 녹두죽)을 즐겨 먹으며, 위나 장 청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추위와 습기가 많은 겨울엔 따뜻하게 옷을 입고 따뜻한 물로 목욕해 몸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한다. 음식은 따뜻하되 자극성이 있는 게 좋다. 우유에서 걸러낸 기름인 기(ghee)를 몸에 잘 발라준다. 겨울에 우리 몸은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소화력과 입맛이 강화된다. 몸을 회춘시키는 약초나 미네랄도 겨울에 먹는 것이 효과 만점이다.

봄은 우리 몸의 대청소 기간. 점액 분비가 많아지므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코.목구멍을 따뜻한 소금물로 매일 가볍게 헹궈준다. 따뜻한 물에 자주 목욕을 하고 옷도 따뜻하게 입는다. 봄엔 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들이 대기에 많이 떠다닌다. 이때 기(ghee)를 콧구멍에 바르면 효과적이다.

여름은 피타가 왕성한 계절이다. 자극성이 없고 잘 소화되는 유동성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 점에서 과일과 주스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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