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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거’ 김하성의 시작은 타격 점검부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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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하성은 1일 개막하는 MLB 시범경기에서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시작한다. [AP=뉴시스]

김하성은 1일 개막하는 MLB 시범경기에서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시작한다. [AP=뉴시스]

빅리거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본격적으로 주전 경쟁을 시작한다. 1일(한국시각) 시작하는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나선다. 올 시즌 팀 내 입지와 타순, 포지션 등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간이다.

샌디에이고 오늘부터 시범경기 #시애틀 개막전 지명타자 가능성 #크로넨워스와 2루수 주전 경쟁 #“체력·근력·훈련량 자신만만”

MLB닷컴의 샌디에이고 담당 기자 A.J. 카사벨은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에 샌디에이고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시범경기 개막전 예상 수비 포지션을 올렸다. 구단 공식 발표에 앞서 취재 내용을 토대로 한 수비 포지션인데, 김하성은 지명타자로 표시했다. 포지션이나 출전 여부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현지에서는 그를 사실상 ‘주전’으로 여긴다는 신호다.

이 라인업에는 김하성과 함께 샌디에이고 주전 이름이 올라 있다. 포수 오스틴 놀라, 1루수 브라이언 오그레이디,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 매니 마차도, 좌익수 토미 팸, 중견수 트렌트 그리셤, 우익수 윌 마이어스 등이다. 카사벨 기자는 김하성의 경쟁자인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수로 선발 출장할 거라 예상했다.

2014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은 바로 그해 프로 첫 시즌부터 1군에 진입했다. 이듬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공수를 겸비한 그는 매년 성장했고, 국가대표 주전으로도 자리매김했다. KBO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294, 홈런 133개, 575타점. 특히 지난 시즌 타율 0.306, 홈런 30개, 109타점, 도루 23개 등 맹활약했다.

김하성은 ‘국내 최고’에 안주하는 대신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말 구단 동의를 얻어 MLB 포스팅을 신청했다. 많은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고, 올해 첫날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424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 KBO리그 출신 한국인 야수 중 가장 좋은 대우다.

이뿐만 아니다. 기대 속에 참가한 첫 MLB 스프링캠프에서도 김하성은 초반부터 공수 모두 후한 점수를 받았다. 오랜 시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보장받았던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김하성은 출국 전 “MLB 도전을 선언한 1년 전부터 근육을 많이 불려 (빅리그 162경기를 소화하기 위한) 체력을 다지고 근력을 키웠다.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뒤에는 피칭머신으로 빠른 공을 최대한 많이 치며 훈련했다”고 귀띔했다. 덩치 큰 빅리거 사이에서도 장타력을 보여주기 위해 “이미 충분히 고민했고 준비했다”고 자부한 거다.

KBO리그에서는 주로 유격수와 3루수를 맡았지만, 2루수 경쟁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하성은 “고교 때 2루수를 주로 맡았다. 프로에서 백업 내야수로 뛸 때 2루수 발동작을 배우기도 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바꾼 선수들이 성공하는 사례도 자주 봤다. 내가 내야수로 뛰는 게 분명 샌디에이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결과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 오랜 꿈의 출발선에 선 김하성이 마침내 배트를 들고 MLB 투수와 맞선다. 그는 “미국에서 정말 열심히 해서 한국의 어린 야구 선수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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